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등 휴가일정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여행자 보험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스마트’해지는 추세다. 이전엔 일주일 해외여행 기준으로 여행자 보험은 많게는 3만원 이상을 내야 했지만 최근 들어 1만원 정도의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스키장을 찾는 가입자가 하루 1,500원만 내면 되는 스키보험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미니’ 여행자 보험들은 가입자가 보장받고 싶어 하는 항목만 골라서 가입할 수 있어 ‘패키지’ 형태로 자신에게 필요없는 것까지 보장해주는 기존 여행자보험보다 가격이 합리적인 장점이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행자 보험과 같은 미니보험 시장에 핀테크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저렴한 비용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젊은 고객층 위주로 가입자가 더 늘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자 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262만 건으로 전체 내국인 출국자(2,650만 명) 10명 중 1명이 이용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관련 시장은 확대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저렴한 미니보험이 수익이 나는 상품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가 일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니보험에 가입하려고 토스를 방문한 고객 중 20대가 38%, 30대가 28%로 합하면 총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간편송금 회사인 토스는 이달 2개 손해보험사 및 1개 생명보험사와 함께 미니보험 상품을 내놨다. 삼성화재와는 해외여행보험을, 에이스손해보험과는 겨울 휴가철을 겨냥한 스키보험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이직이 많은 20~30대를 위한 퇴직준비 저축보험 등을 내보였다. 에이스손보와 토스의 스키보험 경우 하루 1,500원대 보험료로 상해·골절·손해배상 등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와 협업한 해외여행보험도 토스를 통해 가입하면 20% 저렴한 3,890원(실속형)의 가입비를 내면 된다. 토스 관계자는 “기존 보험상품과 비교해 가격 거품을 뺐다”며 “고객 실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주요 위험만을 골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페이도 핀테크 업체 인바이유와 손잡고 ‘맞춤형’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선보인다. 이는 가입자가 필요한 항목만 원하는 금액만큼만 정해서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가입자는 가입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설계한 보장내용을 바탕으로 삼성화재·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메리츠화재·MG손해보험 등 5곳 보험사의 보험료를 실시간조회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 이용자가 많은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라면 손보사들이 협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대중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낚시예약 어플리케이션 ‘물반고기반’과 소액 여행보험 상품 판매를 위해 업무제휴(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간편한 보험들은 여행보험 등 간단한 보장만 받으면 되는 보험에만 이용하는 게 좋다. 예컨대 일반 암보험은 비싸지만 진단비와 수술 및 입원치료비 등을 모두 보장해준다. 하지만 간편보험은 일부 암에 대해서 진단비만 지급하는 등 제한적이어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미니보험 활성화는 필요한 위험만 보장해주는 전문 보험사를 키워 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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