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미세먼지가 번갈아 나타나는 ‘삼한사미’의 겨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문제에 정부도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올해부터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며 화력발전 가동도 조정된다.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공공 부문에서 경유차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노후 화물차의 액화석유가스(LPG) 전환을 지원해 경유차를 줄여나간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노후 화물차의 LPG 전환 지원 사업은 미세먼지의 주범 가운데 하나인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1톤 트럭을 새로 구매하는 사람에게 조기폐차 보조금(최대 165만원)에 추가로 4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주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생계형 차량인 1톤 트럭을 LPG차로 교체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보조금정책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소형 트럭이 수송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조사된 차량운행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이규진 아주대 지속가능도시교통연구센터 교수가 자동차 운행 빅데이터 약 13억개를 분석해 발표한 ‘소형 화물차 미세먼지 배출 특성 및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소형 트럭은 자동차 배출 초미세먼지(PM2.5)의 11%를 차지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피해 비용은 연간 1조원에 달한다.
차량 963만여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영업용 소형 화물차의 일 평균 주행거리는 95.1㎞로 승용차(37.4㎞)에 비해 2.5배 긴 반면 속도는 평균 시속 23.0㎞로 승용차(47.3㎞) 대비 절반 정도여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물질을 훨씬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형 화물차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1,500인 이상) 지역을 가장 자주 통행(약 49%)하며 도로가 가장 좁은 일반도로(약 66%)와 1차선 도로(약 38%)를 가장 많이 주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가 골목길 미세먼지의 주된 배출원이 바로 소형 트럭이라는 것이다.
소형 화물차의 근본적인 친환경연료 전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경유 대신 LPG 트럭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한다. LPG차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아주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의 93분의1에 불과하다. 1톤 트럭들을 LPG 차량으로 전환한다면 골목길 미세먼지 배출량도 대폭 저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시민의 건강 피해가 큰 상황인 만큼 친환경 1톤 트럭 보급이 하루빨리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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