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부가 지난해 국내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자산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추진된 대규모 해외투자가 국민 혈세만 축냈다고 판단해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뒤 그렇게 결정했다. 이번에 시험생산을 개시한 파마나 광산 지분 역시 매각 대상이다. 파나마 자원개발사업의 문을 두드린 지 10년 만에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코브레 파나마 프로젝트는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규모의 대형 구리광산을 개발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해외투자 성공사례로 꼽힌다. 공사 측은 광산개발 과정에서 채굴한 금과 은 같은 광물을 팔아 이미 2,00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해외자원개발을 졸속 추진하는 바람에 국민 혈세를 낭비한 점을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실패했다고 언제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박근혜 정부 때 해외자원개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상황은 현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투자 성과를 눈앞에 두고 무조건 일괄매각 조치에 얽매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공사는 다음달 지분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인수한다면 다행이지만 시간에 쫓겨 제값을 받지 못한 채 해외 기업의 배만 불릴까 걱정된다. 다른 공기업의 자산매각도 마찬가지다. 옥석을 가리되 부득이 매각해야 한다면 전략적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