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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은] "中 개혁개방으로 기업성장 불구 국진민퇴 부활은 경제 악재될 것"

■리싱하오 즈가오그룹 회장

1978년 개혁개방 시기에 창업

농민공서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국영기업 우선시하는 관행에

기업가들 적잖은 어려움 겪어"

리싱하오 즈가오그룹 회장






“개혁개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가 없었다면 현재 3만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즈가오라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민영기업들이 제2의 도약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중국 개혁개방의 산실 광둥성. 이곳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중국의 메이저 에어컨 업체 즈가오(志高·CHIGO)의 창업자 리싱하오(66·사진) 회장은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민영 제조기업가답게 개혁개방을 예찬하며 말문을 열었다.

중국 신경제의 전초기지인 선전 인근 광둥성 포산 농촌 마을에서 벼농사를 짓던 리 회장은 덩샤오핑이 지난 1978년 개혁개방의 기수를 펼친 후 곧바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청년 시절 광둥성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스바를 팔기 시작했고 이후 플라스틱·철물·전자·냉방보수 분야 등 돈이 벌릴 만한 곳이라면 닥치는 대로 일에 뛰어들었다. 1994년 에어컨 업체 즈가오를 세우기 전 10여년간 8개 이상의 회사를 세워 즈가오의 창업자금을 마련한 그는 덩샤오핑의 민영기업 지원정책과 중국 경제발전 속도 덕에 중국의 대표적인 민영기업가로 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즈가오의 변화는 개혁개방 40년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1998년 중동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첫 수출에 나선 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어 유럽에 진출했고 현재 미국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120여개국에 제품을 공급하는 광둥성 메이저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2018년 그룹사 전체 매출액은 200억위안(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리 회장은 2009년 즈가오를 홍콩 증시에 상장한 후 갑부 대열에 올라섰다.



리싱하오 즈가오그룹 회장


다만 그는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한 냉혹한 현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 경제발전 족적의 산증인으로서 그는 난국에 처한 현재 중국 기업의 현실을 그대로 증언해줬다. 그는 “개혁개방에 대한 공산당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가 없었다면 즈가오는 물론 수많은 민영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국영기업에 비해 민영기업들에는 여전히 공공연히 드러나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기업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지난해부터 관세를 올리면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무역갈등을 불러온 중국 현 지도부의 정책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했다. 최근 중국 지도부와 산업계에서는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 전진, 민영기업 후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대외 악재를 맞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영향이 확고한 국영기업이 주도가 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국진민퇴의 공공연한 부활이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중국 리스크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문제 역시 즈가오와 같은 민영기업보다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온실 속에서 덩치만 키워온 큰 국유기업들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정부가 주인인 중국 금융권의 대출 75% 이상이 국영기업에 몰리면서 여기서 밀려난 민영기업들은 정부 금융지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른바 ‘그림자 금융’을 기웃거리는 실정이다.

리 회장은 “민영기업은 여전히 중국 경제계에서 사생아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국가에서 친생자녀(국영기업)를 우선시하는 관행과 제도 탓에 민영기업이 여전히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산=홍병문논설위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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