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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5G로 전세계 생중계…"페이커만 4배로 키워도 화질 살아있네"

화면 확대해도 깨짐없는 '핀치줌'

선수10명 개별화면 '5GX 멀티뷰'

LTE때 불가능했던 초고화질 구현

SKT '옥수수' 통해 생동감 전해

스트리밍 10초 가량 지연은 숙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이 열렸다./사진=백주원기자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 고객들을 감동시킬 콘텐츠 부족으로 고민하는 가운데 이목을 끄는 행사가 지난 13일 오후 열렸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게임 대회가 5G를 타고 생중계 된 것이다.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이다 .

행사가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 일대는 관람객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5,000석에 달하는 입장권은 이미 온라인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됐다. LCK인기는 현장 뿐 아니라 방송을 타고 전세계로 전해진다. 해당 게임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LCK를 축구에 비교하자면 게이머들 사이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에 비견된다”고 전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 마련된 5G 체험존에서 한 관람객이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백주원기자


이 같은 대중적 관심을 겨냥해 이동통신사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SK텔레콤(SKT)이 행사 현장에 대중들이 5G를 실감할 수 있도록 체험존을 마련해 놓았다. LCK를 보려왔다가 5G 체험존에 들른 방문객들은 초고화질로 끊김 없이 콘텐츠를 보여주는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착용하며 신기해 했다. 체험존은 맛뵈기 수준이었다.

이날 SKT가 집중한 것은 LCK 대회 현장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서비스인 ‘옥수수’ 를 통해 빠르고 생동감 있게 전송하는 데 있었다. SKT는 지난 11일 라이엇게임즈와 ‘5G 공식 스폰서십’을 맺고 이번 대회부터 옥수수로 생중계하기로 했다. 기존에도 온라인이나 게임전문 방송채널을 통해 e스포츠 경기가 중계되곤 했지만 통신용량의 한계로 인해 송출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이번 5G 중계에선 게임 선수 10명의 모습이 각각 분할 화면에 담겨 동시에 송출됨으로써 옥수수 시청자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각 선수들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일명 ‘5GX 멀티뷰’ 기능이 적용된 덕분이었다. 시청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누른 뒤 벌리는 ‘핀치줌’기능을 통해 최대 4배 까지 확대된 게임중계 장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기존의 4세대 롱텀에볼루션 이동통신서비스(4G LTE)보다 5G 방송에선 한층 더 고화질의 고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4배줌이 가능했다.

프로게이머구단인 ‘SK텔레콤 T1’의 페이커 팬이라는 황정현(22)씨는 “나중에 영상을 다시 보면서 경기분석을 하는데 5G로 시청하면 경기를 세세하게 분석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온 신지예(22)씨도 “경기 전 체험존에서 5G 체험을 해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개인 화면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게 색달랐다”고 호평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이 OTT서비스 ‘옥수수’에서 생중계되고 있다./사진=백주원기자




아쉬움은 있었다. 아직 5G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기술적 세팅이 덜 되서인지 중계영상이 실제 현장의 모습보다 10초가량 지연돼 방송됐다. 해당 중계를 보려는 실시간 접속자수도 수천명 수준이어서 중계플랫폼의 대중성 확대가 병행돼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이런 숙제를 남겼지만 라이엇게임즈와 SKT의 이번 협업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그동안 5G 관련 콘텐츠 확보에 미온적이었던 게임업계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 입장에선 5G를 활용해 기존의 콘텐츠들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실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 시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SKT는 오는 6월부터 시작하는 ‘2019 LCK 서머’ 리그부터 AR·VR 생중계를 목표로 하고 LCK 관련 AR·VR 콘텐츠를 독점 개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시청자들이 집에서 옥수수로 영상을 보다가 VR 안경을 착용해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실제 현장에서 경기를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이 열렸다./사진=백주원기자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e스포츠 산업이 지난해 약 1조원 규모에서 2022년 약 3조3,0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 있는 e스포츠 시장을 갖고 있다. 이에 주요 OTT 서비스들은 인기 게임리그의 판권을 확보하거나 직접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박정호 SKT 사장은 “게임은 하는 사람이 절반, 보는 사람이 절반”이라고 말했다. 게임을 같이 보면서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실감 중계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5G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게임은 더 많은 선수와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진화할 것이고 많은 이동통신사가 미디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게임 속 여러 캐릭터로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있다./사진=백주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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