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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에서 찾는 제조업의 미래]'유니콘 천국' 印尼 스타트업만 2,000개...미개척지 핀테크 노려라

<4>아세안 스타트업 공략의 전초기지 인도네시아

2.7억명 거대시장 기반...물류·생활밀접형 스타트업 잇단 창업

동남아 유니콘 절반 印尼서 탄생...액셀러레이터 사업도 활발

신용카드 발급률 3% 불과...간편결제서비스 등 잠재수요 풍부

인도네시아 주요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쿠닝안 거리를 고젝·그랩 오토바이가 가득 메웠다. 인도네시아는 몇년 전부터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인 ‘유니콘’을 4개나 보유한 ‘유니콘 천국’으로 불린다. /자카르타=양철민기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길거리는 온통 녹색 물결이다.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헬멧을 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길거리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람을 실어나른다. 20분 정도 이동하는 데 3만루피아(약 2,700원). 교통체증을 피하는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웬만한 택시보다 비싸지만 1시간을 기다리는 대중교통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 인도네시아 현지 유학생인 박상권(가명)씨는 2주에 한번 꼴로 고젝의 ‘고클린’ 서비스를 이용한다. 고클린을 통해 10만루피아(약 9,000원)를 내면 집을 말끔히 치워주며 가끔 고마사지에 8만루피아를 내고 1시간가량 마사지도 받는다.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의 천국 인도네시아의 풍경이다.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서비스(O2O) 등은 한국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며 승차공유 서비스 등에서는 되레 한국보다 앞서 있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의 8개 유니콘 중 4개가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됐다. 인도네시아의 국민 앱 고젝을 비롯해 여행 앱 트래블로카, 오픈마켓 서비스 부칼라팍, 온라인 전자상거래 서비스 토코피디아가 주인공이다. 고젝은 O2O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00억달러 이상이다. 트래블로카의 기업가치는 70억달러, 토코피디아는 2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 1월 미래에셋·네이버가 5,000만달러를 투자한 부칼라팍의 기업가치는 10억달러 이상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스타트업은 2,000여개이며 지난해에만도 200여개 스타트업이 인큐베이션(창업 초창기) 단계를 통과하는 등 유니콘 후보군도 막강하다.

◇인니에 뿌리내리는 외국 스타트업=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창업자들은 발 빠르게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공유 오피스 서비스 업체 코하이브(COHIVE)의 공동 창업자인 최재유씨는 한국 증권사와 외국계 경영 컨설팅 업체 등을 거친 후 현지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코하이브는 2017년 5월 센터 2개로 시작해 매달 2개를 새로 여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센터 수를 40여개까지 늘렸다. 재무나 전략 관련 조언 등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주는 액셀러레이터 사업도 인도네시아에서 활발하다. 일본계 액셀러레이터인 GnB의 엘스예 욜란다 운영책임자는 “최근 액셀러레이터들은 ‘빅플레이어’들이 장악한 실리콘밸리보다 동남아 시장에 훨씬 더 주목한다”며 “3년 전만 해도 인도네시아 스타트업들은 액셀러레이터라는 말을 낯설어했지만 이제 6~7개의 액셀러레이터들이 활약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현지 ‘엘포인트’ 가입고객만도 400만명 이상인 롯데그룹의 경우 액셀러레이터 등을 활용한 인도네시아 현지 스타트업 육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후의 미개척지…핀테크 시장을 노려라=물류나 생활밀접형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이 줄을 잇는 가운데 핀테크 분야만큼은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률이 3% 내외에 불과해 간편결제 서비스 등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크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 또한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에 현지 은행 2곳을 인수하고 인력의 98%가량을 현지인으로 채용하게 하는 등 규제가 심한 편이라 핀테크를 활용한 점유율 확대가 필수다. 현지 한국계 은행 관계자는 “몇몇 현지 은행 앱은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 않고 스마트폰이 인증서 역할을 해 이용자의 호응이 높다”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이 기존 방식을 버리고 현지에 맞는 이용자환경(UI) 및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업자와의 협업이 필수”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인도네시아 현지에 특화된 ‘삼성페이 QR’ 시범 서비스를 이달 초 실시하는 등 핀테크 시장 장악을 위해 여러 기업의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어떻게 유니콘 천국이 됐나=이같이 인도네시아가 유니콘의 천국이 된 배경으로는 거대한 내수시장이 첫손에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4위 경제대국이자 평균 연령이 29세 정도밖에 되지 않아 소비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 연평균 5%에 달하는 경제성장률도 인도네시아가 유니콘의 천국이 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낮은 평균 임금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안정적 일자리가 꼽힌다. 현지 KOTRA 관계자는 “현지 정부의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과 경제적 신분 상승을 꿈꾸는 젊은층의 욕망이 맞물려 인도네시아의 스타트업 열기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프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스타트업의 힘을 빌리는 모습이다. 나타나엘 파이브스 알로닥터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스타트업을 육성해 각종 인프라 부족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어 외국인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장려하는 추세”라고 밝혔다./자카르타=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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