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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의 철학경영] 떨림, 설렘, 그리고 울림

전 연세대 교수

<101> 리더는 '에너자이저'가 되라

우주 만물 속 내게 설렘을 주는 떨림

새로운 아이디어서 찾고 초심 유지를

리더는 강제로 남을 떨게하지 말고

설렘 공유로 큰 울림 만들어내야

김형철 전 연세대 교수




서울 지하철역 앞에 있는 어느 고층 건물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빌딩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놀란 가슴에 그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는 그 누구도 겁이 나서 다시 그 빌딩에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결국 조사에 들어간다. 첫째, 그때 당시에 서울 어느 곳에서도 지진이 있었다는 관측은 없었다. 둘째,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리포트도 없었다. 셋째, 건물 자체 설계에 문제가 있었을까. 넷째, 건물 시공에 문제가 있었을까. 다섯째, 지반이 꺼지는 현상이 있었을까. 여섯째, 지나가는 지하철이 영향을 줬을까. 원인분석을 하나하나 해나가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떤 외부 충격도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내부 건물 구조에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것 같았으나 결국 원인은 그 건물 내부에 있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발견된다. 그때 당시 여섯 명이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이 떨림이 울림으로 변하면서 그 건물 전체를 흔들어놓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명 현상이다. 조그마한 진동이 여럿 모이면서 엄청난 공명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놀랄 것 없는 자연현상이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공명은 존재한다.

우주 만물에는 다 떨림이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떨리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요지부동인 존재자도 원자 레벨에서는 모든 것이 다 떨리고 있다는 것이 물리학자들의 우주관이다. 모든 것이 떨리고 있는 데 그중 하나가 유독 내 마음에 설렘을 준다. 바로 내 초심이다. 떨린다고 다 설레는 것은 아니다. 설렘을 주는 떨림이 바로 나의 비전이다. 어느 날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영 가기 싫은 날이 있는가. 온몸이 무기력하고 그냥 집에 퍼지고 싶을 때가 있지 않는가. 반차를 낼까. 아예 하루를 그냥 쉬어버릴까. 고민되는 그 순간 우리는 느껴야 한다. 내가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초심을 잃지 마라!” 많은 사람이 이 말을 많이 한다. 여러분! 초심(初心)이라는 말이 불교용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거죠. 어린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두 다리로 걷기 위해 수백 번, 수천 번 넘어지면서도 또 일어나려고 하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초심이다. 그런데 도대체 내 인생에서 빅뱅에 해당하는 초심은 무엇일까. 내가 회사에 첫 출근하던 그날 아침의 그 설렘! 내가 내 스스로 지은 상호 간판을 건물 앞에, 그리고 현관문 앞에 붙이던 그날 그 아침 감격의 설렘! 그것이 바로 나의 초심이다. 이 감격의 비전을 잊지 않는 것이 초심을 유지하는 참된 자세다.

우주 만물의 떨림 속에서 나에게 설렘을 주는 것을 발견했는가. 여러분은 그냥 혼자 떨고만 있을 게 아니라 설레는 아이디어와 비전을 찾아 나서야 한다. 출퇴근 때 늘 다니던 길만 다니는가. 식당은 늘 가는 곳만 가는가. 사람은 늘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는가. 책은 자기 전공 분야 책만 읽고 있는가. 아니 아예 책을 읽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새로운 분야의 책과 잡지를 읽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설렘을 찾아야 한다. 설렘을 늘 찾고 가슴속에 간직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설렘을 준다. 설렘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떨게 마련이다. 설렘과 설렘이 만나면 울림이 된다. 그 울림이 다시 큰 떨림을 만든다.

리더는 에너지가 풍부한 사람이다. 에너지는 비전과 열정이라는 연료를 태우면서 나온다. 로켓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가지려면 뒤로 뿜어내는 반작용이 필요한 것이다. 리더는 에너지를 가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에너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충전기 역할을 해야 한다. 바로 에너자이저(energizer)가 되라! 자기 혼자 에너지를 가진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가 되지 마라! 강제로 남을 떨게 만들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렘에 감동해서 떨 수 있도록 해주는 똑게(똑똑하고 게으른)가 되라! 남에게 에너지를 주기 위해서 나의 설렘을 공유해야 한다. 조직을 혁신하는 것은 절대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다. 다 같이 설렘을 공감하라! 그것이 큰 울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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