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충격 속에서도 동료애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사라 셰스트룀(26·스웨덴)의 행동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3일 대회 후원사 기자회견장에서 스웨덴 수영스타 셰스트룀에게는 전날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셰스트룀은 22일 밤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접영 100m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금메달을 딴 마거릿 맥닐(캐나다), 동메달의 엠마 매키언(호주)과 함께 깜짝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바닥에 각각 ‘IKEE ♡’ ‘NEVER GIVE UP’ ‘RIKAKO ♡’를 나눠 적은 뒤 손바닥을 모아 내밀어 보인 것이다. ‘이케에 리카코,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였다. 당시 3명의 세리머니가 전광판을 통해 보이자 일본 응원단 사이에서 특히 환호와 박수가 크게 터졌다. 다른 나라의 일부 관중과 관계자들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표정이었는데 이후 보도를 통해 투병 중인 동료를 위한 응원임을 알게 됐다.
일본의 이케에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선수로는 단일 대회 최다인 금메달 6개를 따내며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셰스트룀은 “리카코는 내 친구다. 그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들은 뒤 큰 충격을 받았다”고 돌아본 뒤 “그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자 접영 100m 최강자인 셰스트룀은 대회 4연패가 무산된 상황에서도 손바닥 메시지를 경쟁자들에게 제안했다. 그는 “두 선수가 흔쾌히 제안을 받아줬다. 이케에가 빨리 회복해 함께 뛰기를 바란다”며 우승 좌절에 대해서는 “금메달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맥닐이 더 잘했다”고 했다. 셰스트룀은 레이스 뒤 우승자 맥닐의 손을 들어주고 포옹으로 축하했다.
/광주=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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