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제조업체 절반가량이 상반기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조선기자재, 기계·장비, 음식료품 등 일부 업종의 업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역 제조업의 경영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 180개사의 주요 경영동향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88개(48.9%)의 기업이 상반기 영업이익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는 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으로 내수침체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실제 영업이익 목표 미달 사유에 대한 조사결과, 내수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이 80.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 요인으로는 고용환경 변화 6.3%, 미·중 통상분쟁 심화 5.2%, 원가 상승 등의 기타 사유가 6.3%로 나타났다.
반면 89개(49.4%) 기업은 영업이익 달성을 예상했고 단 3개(1.7%) 기업만 초과 달성을 전망했다. 경영애로 사항에서는 국내외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이 4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임금상승 등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도 27.8%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그 외 원자재 가격 변동성 15.6%, 미래 수익원 발굴 7.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자금 운영 상황 역시 개선보다는 악화 쪽에 무게가 쏠렸다. 조사기업 중 73.3%를 차지하는 132개사는 2·4분기에 비해 3·4분기 자금조달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개선될 것으로 본 기업은 5.0%(9개사)에 불과한 반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1.7%(39개사)로 훨씬 많았다.
자금 조달 사정 악화 이유로는 경영환경 악화가 48.7%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성 악화 25.6%, 금리 인상 가능성 12.8%, 환율 변동성 7.7%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기업 경영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신규채용 전망도 어둡다. 조사에 응한 업체 중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22.2%에 불과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불황으로 채용 부담을 안고 있었다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한편 지난 2·4분기에 7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겨 기대를 모았던 제조업 경기전망 지수는 3·4분기 92를 기록해 다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20), 조선기자재(115), 조립금속(107), 기계·장비(106) 등의 업종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 전방산업 업황 개선으로 경기 호전이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부품(79), 1차금속(71), 전기전자(83), 화학·고무(72), 섬유(60) 등은 경기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제조업 전반의 경영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상황인데다 최근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규제 확대 움직임까지 더해져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혁신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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