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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년새 점유율 2배 껑충…한국 뒤덮은 '美 셰일파워'

작년 5.4%→올 11%로 급증

중동산 원유보다 가격 저렴

한미FTA에 세제 혜택도 커

상반기 도입량 6,022만배럴





올 상반기 미국산 원유 도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도입량의 4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셰일오일’ 혁명으로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석유 산업 지형이 크게 바뀌면서 업체 간 희비도 갈리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6,022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401만배럴)의 4배 이상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산 원유 도입 총량이 6,094만배럴이었다는 점에서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미국산 원유 도입량과 비등한 수준까지 커졌다. 관련 순위 또한 사우디아라비아(1억5,374만배럴), 쿠웨이트(7,577만배럴), 이라크(6,862만배럴)에 이어 4위 규모다.

국내 원유시장에서 미국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4%에서 올 상반기 11%로 2배 이상 커졌다. 미국산 원유의 국내 도입비중은 지난 2016년 0.22% 수준에서 2017년 1.2%로 늘어나는 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미국산 원유 도입 확대의 원인으로 셰일오일 채굴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꼽는다. 미국은 중동발 오일쇼크 이후 에너지 안보를 목적으로 1975년 제정된 ‘에너지정책 및 절약법’을 통해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셰일오일 채굴 활성화로 자국 내 원유가 남아돌기 시작했으며 2015년 12월에는 원유 수출금지를 해제해 원유 순수출국으로 탈바꿈한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중동산 두바이유 대비 가격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2011년 WTI 가격이 배럴당 95달러로 두바이유(105달러)에 추월당한 뒤 두바이유 대비 10%가량 낮은 가격에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를 도입할 경우 거리 문제로 중동산 대비 보름가량 시간이 더 걸려 운송비가 높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미국산 원유 도입에 따른 세제 혜택도 크다. 중동산 원유에는 3%의 관세가 붙는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산 원유에는 별도 관세가 붙지 않는다. 또 정부는 원유 수입선의 다변화를 위해 비중동산 원유 도입시 1ℓ당 16원을 환급해주고 있다. 여러모로 미국산 원유 도입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이 같은 미국산 원유 도입 확대로 가장 이득을 본 업체로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올 2·4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 아래인 배럴당 3달러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이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공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정제 마진과 관련해 73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선 다변화 등에 따른 이익 1,377억원과 재고 관련 차익 2,210억원 덕분에 정유 부문에서 총 2,793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이 도입한 원유 중 미국산 비중은 2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우디 아람코가 대주주로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은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에서 1,361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셰일오일에 따른 국제 에너지 판도 변화가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만 사우디 아람코가 올해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에 올라서는 등 국내 정유업계에 중동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어 셰일오일 특수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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