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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어라" 기업이 뛴다] LG화학, 車배터리·바이오역량 강화…2024년 '글로벌 톱5' 도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취임후 첫 간담회에서 ‘글로벌 톱5’ 화학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국내 최대 LG화학 기업은 기존 화학 제품 외에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부문 강화로 또 다른 도약을 노리고 있다. 특히 올 초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2024년경에는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인 3M의 수석부회장 출신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물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사례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LG화학의 이 같은 공격적 시장 확장 전략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신 부회장의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당시 신 부회장은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라며 “올해 말이 되면 약 70%의 매출이 한국 바깥에서 일어나고 50%의 직원이 한국 바깥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시장 비중을 70%에서 50% 이하로 떨어트리고 미국과 유럽 지역 비중은 20%에서 40%로 높일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또 “LG화학만의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특히 원료 채취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고 동시에 매출 증가를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측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중점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R&D 혁신을 위해서는 올해 사상 최대인 1조 3,0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인원을 5,500명에서 6,2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는 한편 매출액 대비 ‘실패비용(공정손실·재작업·반품처리 등의 비용)’을 5년 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이 이야기하는 ‘린 식스 시그마’는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한 도요타의 제품 생산방식인 ‘린(Lean·군더더기 없는)’을 결합한 품질개선 활동을 말한다. LG화학 측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지에서 채용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일본의 수출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소재 내재화율 제고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는 통상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업체 2∼3곳의 소재를 동시에 사용중이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가 현실화 된다 하더라도 원료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화학은 또 청주 양극재 공장 확장을 비롯해 경북 구미에도 추가 양극재 공장을 건설해 원료 수급 내재화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오창을 비롯해 중국, 폴란드, 미국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중이며 올 상반기 SNE리서치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2.8%로 4위 규모를 자랑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등 13개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수주액만 11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지리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는 등 올 들어 눈에띄는 공격적 정책에 나서고 있어 추가적인 물량 확보가 기대된다.

LG화학의 바이오 부문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LG화학의 생명과학 사업부문은 올 1·4분기에 신제품 판매 확대 및 주요제품 매출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10%가량 성장했으며 제미글로, 이브아르, 유펜타 등 주력 제품 성장 및 신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매출의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0여년간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 등 포트폴리오가 여타 경쟁사 대비 다양하고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등 다른 주력 제품의 경쟁력 또한 글로벌 수준”이라며 “LG그룹 내에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만큼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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