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은 팟에 대한 품목분류 사전심사를 마치고 조만간 품목 번호(세번)를 부여해 업체들에 통보할 계획이다. 액상 전자담배 ‘릴’을 출시한 KT&G와 ‘쥴’의 제조사인 미국 쥴 랩스, 국내 업체인 비엔토는 지난 2~4월 관세청에 팟의 품목 번호를 정해달라고 심사를 요청했다. KT&G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용받아 중국으로부터 제로(0) 관세로 수입을 해왔고, 쥴 랩스는 미국에서 6.5% 관세를 적용받아 국내에 들여오고 있었다. 이들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인 만큼 일단 전자담배용 용액으로 신고해 수입해 왔다.
하지만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은 팟을 전자담배의 부품이 아니고, 하나의 완제품으로 판단해 품목 번호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적용되는 관세는 8%가 된다. KT&G는 0%에서 8%로, 쥴 랩스는 6.5%에서 8%로 관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품목 번호가 확정되면 기존에 수입했던 물량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돼 세금을 내야 한다. 관세청은 이들 제품이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아 추징할 세금 자체는 릴과 쥴이 각각 5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련해 거둬들이는 관세도 불어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관세청의 판단에 대해 해당 업체는 30일 내에 재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액상 전자담배가 이미 일반 궐련형 담배 등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내는 등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관세 인상을 당장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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