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수색은 거센 물살과 탁한 시야 때문에 무척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한 한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됐던 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합동 인터뷰에서 먼 이국땅에 남겨 놓은 실종자 한 명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해경·해군 등과 함께 정부합동 긴급구조대로 파견된 이들은 사고 다음 날인 5월 30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사고 현장으로 직행했다. 1진 12명은 6월 25일까지, 이들과 교대한 2진 12명은 6월24일부터 7월30일까지 매일 수색 활동을 했다.
1진 대장을 맡았던 부창용 소방령은 “수중작업 상황으로는 경험한 여러 사고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2진 대장인 김승룡 소방정은 “강가에 모기떼가 극성이어서 온몸에 모기퇴치제를 발라도 물린 자국이 흉터처럼 남을 지경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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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이 사고 없이 수색활동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헝가리 측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부창용 소방령은 “헝가리 당국은 ‘우리도 이 정도로는 해주기 어렵겠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고, 박성인 소방정은 “헝가리 당국이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한 분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헝가리 국제구조대 파견은 외국에서 사고를 당한 우리 국민 구조를 위해 파견된 첫 사례이다. 대원들은 앞으로 이런 사례에 대비해 좀 더 체계적인 출동 준비를 갖춰여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룡 소방정은 “이번에 급히 현장에 가다 보니 장비와 생활용품 등을 준비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고, 부창용 소방령은 “사고지점의 유속이나 수심 등 현장의 정확한 상황을 알아야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데 그런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출발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은 다뉴브강에서 410차례의 수상수색과 14차례 수중수색, 86차례 헬기수색을 통해 시신 18구를 수습했으며 현재 1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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