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성(90) 촬영감독이 10월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회고전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BIFF 사무국은 정일성 촬영감독을 격조와 파격의 예술가라고 소개하며 그의 대표작 7편을 조명한다고 22일 밝혔다. 정 촬영감독은 한국영화의 역사를 일궈온 장인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촬영 세계를 구축해 촬영을 예술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 촬영감독은 20대 후반 조긍하 감독의 ‘가거라 슬픔이여’(1971)로 영화 촬영에 입문했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에서는 파격적인 앵글과 색채 미학을 선보이며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구축했다.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에서는 사계절을 담기 위해 1년 이상 촬영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과 ‘신궁’(1979)으로 연을 맺은 그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만다라’(1981)를 함께 작업하며 정일성 미학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서편제’(1993), ‘취화선’(2002) 등 임 감독 대부분 작품에서 카메라를 잡으며 오랫동안 명콤비로 활약했다.
회고전으로 뽑힌 작품은 김기영 감독의 ‘화녀’를 비롯해 유현목 감독의 ‘사람의 아들’(1980),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 김수용 감독의 ‘만추’(1981), 배창호 감독의 ‘황진이’(1986), 장현수 감독의 ‘본 투 킬’(1996)이다.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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