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적자국채를 26조원 늘려 513조5,000억원의 내년도 ‘울트라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랏돈을 대거 풀어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4·5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39.8%)은 40%에 육박하고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게 됐다. 국가채무도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서면서 나라 곳간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내년 예산(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43조9,000억원(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9%대 증가율이다. 국고보조사업·지방교부금 등 지방으로 가는 4조7,000억원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증가율은 10.4%에 달한다. 반면 경기침체로 법인세 수입이 급감하면서 내년 총수입은 올해보다 1.2%로 소폭 증가한 482조원에 그친다. 확장재정 드라이브로 오는 2023년에는 정부지출(예산)이 600조원을 넘고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올해보다 20조6,000억원(12.8%) 늘어난 181조6,000억원에 달하고 일자리 예산은 4조5,000억원(21.3%) 급증한 25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예산도 3조6,000억원(17.3%)이나 크게 늘려 24조1,000억원으로 올렸다.
내년 재정건전성 지표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3.6%인 72조1,000억원으로 통계 파악이 가능한 지난 2009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도 31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낸다. 내년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 GDP의 39.8%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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