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간부들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폭언을 퍼부은 이병태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대해 부산시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나선 가운데 이 이사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9일 열렸다.
부산신보 노조가 속한 부산지역공공기관노동조합협의회(부공노협)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아 물의를 일으킨 이 이사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채팅방에서 “무슨 X 지랄을 떠는 거야” “누가 이 공기업을 이런 X같이 만들었습니까” 등의 폭언을 다음 날 새벽까지 6시간가량 내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이후 류제성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지시로 해당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1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산시에 사표를 제출했다.
부공노협은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 오 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한 뒤 부산신보 이사장으로 낙점받은 이 이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지만 현재 버젓이 출근하고 있다”며 “부산시는 낙하산으로 낙점한 이 이사장에 대해 사표 수리를 하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노조 때문에 지역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는 어떻게든 자리를 지키려는 속셈”이라 지적했다. 부공노협은 이 이사장에 대한 해임이 이뤄지지 않으면 집회 등 투쟁을 할 계획이라며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 조사도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신보 측은 이날 이 이사장에 대한 해명 자료를 통해 “일부 지점장과 팀장들이 민주노총과 노조에 편향돼 금융공기업인 재단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식물재단으로 전락시킨 것에 대한 울분을 너무 과도하게 표시한 것”이라면서 “음주 상태에서 이뤄진 단체 채팅방에서의 부적절한 언사에 대해 부서장들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발생배경과 재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철저히 확인해 달라고 부산시에 감사를 요청한 상태”라며 “부산시 감사 결과에 따라 이 이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30년간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0월 부산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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