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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일제 = 고급'은 옛말…'K브랜드' 자신감 찾다

■ 재조명 받는 국산 제품

식품업계, 즉석밥 용기 등 脫일본 나서

스마트폰은 삼성 독주 속 소니 韓철수설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도 70%대 쑥

골프·자전거·낚시용품 日강세는 한계





100일 가까이 이어져온 일본 불매운동이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K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다.

국산 제품의 품질이 일본 브랜드 제품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일본 불매운동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국산 제품이 일본에 비해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면 불매운동이 100일 가까이 지속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일본 브랜드를 동경하던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에 새로운 이정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한 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 분위기가 사라진다고 해도 과연 일본 제품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될지는 의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도체 소재 금수조치로 에칭가스 등에 대한 국산화가 시작됐듯이 작은 식재료에서부터 국산화가 시작된 것은 불매운동의 긍정적인 영향이다. 식품업계의 경우 오뚜기는 즉석밥 ‘맛있는 오뚜기밥’의 전체 용기 물량 가운데 5%가량을 차지하는 일본산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원F&B도 즉석밥 포장 단계에서 쓰이는 부패방지용 산소흡수제로 국산과 일본산을 혼용하다 앞으로 국산 비중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햇반’에서 쌀의 맛과 향을 보존해주는 미강 추출물을 일본산에서 국산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호텔업계는 급감한 일본 여행객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국내 여행 장려에 나서기도 했다. 경주의 코오롱호텔과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최대 6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성수기 특가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브랜드 차를 빠르게 밀어내며 내수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6년(1~8월) 66.8%이던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7년 67.1%, 2018년 69.3%, 올해 71.9%로 꾸준히 상승했다. 전체 차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전에 비해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현대차 구매의향률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전 38.3%에서 제외 후 43.8%로 높아졌다. 기아차 역시 19.7%에서 23.7%로 상승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 밀리지 않는 품질과 디자인으로 현대·기아차가 내수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일본 브랜드 차들의 고전으로 오히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68%로 단연 1위다. 그 뒤를 이어 LG전자가 17%, 애플이 14%를 차지했다. 나머지 1%를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브랜드들이 나눠 갖고 있다. 그나마 일본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소니의 ‘엑스페리아 시리즈’는 판매부진으로 철수설이 계속 나돌고 있다. 최근에는 수리점 네트워크를 대폭 축소해 철수설을 더욱 키웠다. 소니코리아는 직영 8곳을 제외하고는 TGS·SK네트웍스서비스와의 위탁계약을 통해 50여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했는데, 최근 이들과의 위탁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산보다 기술력이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분야도 있다. 이런 분야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게 ‘K브랜드’의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용품·자전거부품·낚시용품 등 생활레저 분야가 대표적이다. 골프클럽의 경우 국내 클럽 시장의 76.8%가 일본 제품이고 나머지를 미국산과 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국산 클럽 점유율은 5% 이내에 불과하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자전거업계는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 규모를 1,200만명 수준으로 보지만 이들이 타는 자전거의 부품들은 대부분 일본 회사인 시마노의 것이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완성 자전거 브랜드는 국내 기업들도 많지만 부품은 시마노가 거의 독식하고 있다”며 “특히 변속기는 다른 부품 대안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낚시용품도 다르지 않다. 시마노는 릴 등 낚시용품도 만드는데 업계에서는 또 다른 일본 업체 다이와와 시마노가 전체 시장의 3분의1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본다. 두 업체의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저업계 관계자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레저용품들은 아무래도 일본산이 강하다”며 “생활레저 분야에서 국산 제품의 수준을 올리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허세민·양준호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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