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모양의 통일연못에서 자유롭게 노는 비단잉어의 모습을 보면서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실향민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 받길 바랍니다.”
안유수(89) 에이스침대 회장이 15일 임진각 통일 연못에 30여년간 키운 비단잉어 200여마리를 풀어줬다. 안유수 회장은 비단잉어들을 각별한 애정으로 키웠다고 한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에이스침대 공장 연못에 있다가, 겨울이 되면 여주 양어장으로 옮겨졌다. 빛깔이 곱고 무늬가 균등한 고급 품종으로 자란 200마리는 가격으로 환산하면 6억원에 달한다.
한반도 모형을 본떠 만들어진 통일연못은 가로 12m, 세로 36m다. 한반도 모양 연못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통일연못이 있는 임진각을 찾을 때마다 안 회장은 공원 내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점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안 회장은 임진각을 방문한 실향민을 위해 값진 볼거리를 제공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실향민이다. 북한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인 그는 16세 나이로 남쪽으로 피난 와 1963년 에이스침대공업사(에이스침대 전신)를 설립했다. 에이스침대를 침대업계 대표 브랜드 업체로 키운 이후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는 2014년 남북 최초로 임진각을 거친 영농물자 육로 왕복 수송을 성사시켰다. 지난 2010년 이뤄진 대북제재인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비료 15톤과 영농자재 등 2억원 상당의 지원물품을 북한에 전달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