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고등사범학교(ENS파리), 고등상업학교(HEC), 에콜폴리테크니크, ESSEC 등 대표적인 프랑스 그랑제콜 8곳의 총장들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고등교육부에 차상위계층 학생들의 선발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제출했다. 파리고등사범학교 등 주요 그랑제콜은 입시에서 차상위계층에 높은 포인트를 부여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출신 학생들이 선발될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에콜폴리테크니크는 그랑제콜 준비반 외에 일반 국립대 졸업생 가운데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도 늘리기로 했다.
■ 선발제 개편 이유는
상류층 학생비율 계속 늘어나
‘富의 세습 고착화’ 비판 직면
경제·사회적 평등 요구 수용
그랑제콜의 개선안은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노란 조끼’ 시위에서 나온 경제·사회적 평등 확대 요구를 수용하면서 마련됐다. 프랑스의 일반 대학에서 경제여건을 고려한 국가장학금 수령 비율은 평균 38%지만 그랑제콜은 이보다 크게 낮다. 르몽드에 따르면 경영 부문 그랑제콜의 경우 경제적 이유에 따른 국가장학금 수령자 비율이 에콜폴리테크니크 11%, 파리고등사범학교 19% 수준이다. 고급 공학교육이 이뤄지는 에콜폴리테크니크의 경우 농민, 상공인, 노동자, 일반 회사원 자녀의 비율은 지난해 기준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층 학생들이 그랑제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늘면서 그랑제콜은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프랑스 정부는 그랑제콜들이 내놓은 방안을 바탕으로 사회적 다양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추가 논의를 거쳐 그랑제콜 학생 선발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