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제74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인천 송도에서는 국내 최초의 치안산업 전시회인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가 동시에 개막한다. 23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갈수록 진화하는 각종 범죄에 대응한 최첨단 치안 트렌드를 파악하는 한편 국내 치안산업의 뛰어난 잠재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경찰청이 마련한 자리다. 국내 유일의 치안산업 박람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선진 치안역량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해외진출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청이 박람회 준비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치안산업을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고 정의한다. 갈수록 흉포화해지는 사회에서 일상 속 안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개인의 안전을 담보해주는 치안산업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민 청장은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수요가 높은 분야 중 하나가 치안”이라며 “특히 동남아와 중남미·아프리카 등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들로부터 한국의 첨단 수사기법과 치안 장비들을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 동유럽 국가들까지도 한국의 치안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갈수록 한국의 치안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뒷받침할 만한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경찰이 팔을 걷어붙이고 치안산업 박람회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다. 민 청장은 “해외에서는 한국 치안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있는데도 이를 기업들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없다 보니 그동안 국내 치안산업이 빛을 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박람회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글로벌 치안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앞으로 우리 경찰이 사용하게 될 최첨단 장비들이 총출동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가 ‘한국형 테이저건’이다. 현재 미국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 중인 테이저건은 한 번 쏘고 나면 재장전하는 데 시간이 걸려 범인을 마주한 긴박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다. 이에 경찰청이 3년여에 걸쳐 국내 업체와 개발한 한국형 테이저건은 3연속 발사가 가능한데다 레이저 조준장치를 2개 달아 정확도를 높이고 유효사거리도 늘렸다. 시범운용을 거쳐 내년쯤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민 청장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시제품을 보내달라고 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며 “세계 최대의 치안시장인 미국으로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민 청장의 바람이 이뤄지면 테이저건이 처음 개발된 미국으로 한국형 테이저건이 역수출하는 사례가 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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