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차기 대선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를 적극 내놓고 있다. 내년 1월 대선일까지 한 달 앞둔 가운데 차이 총통은 홍콩 관련 발언을 통해 지지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민주주의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며 “홍콩인들은 탄압을 받으면서도 어렵게 거리로 나아가 자유와 민주를 외쳐 오늘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진정으로 홍콩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과 대만 사회 침투는 시시각각 존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6월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한 이후 적극적인 지지 목소리를 내왔다.
홍콩 시위 사태를 계기로 대만에서는 중국이 홍콩은 물론 대만에도 적용하려 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이 때문에 반중 노선을 이어온 차이 총통은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야당인 중국국민당 후보인 한궈위 가오슝 시장에게 대체로 뒤졌지만 홍콩 사태가 본격화한 여름 무렵부터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이달 26일 대만 빈과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42.2%의 지지율로 22.7%에 그친 한 시장을 약 20%포인트나 앞섰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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