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온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사업은 전남 장성군이 12년간 공을 들여온 지역 최대 현안사업이다. 당시 장성군은 전남대병원과 함께 심혈관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책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사업을 요청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예산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 정부 들어 2017년 후반기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이 국립심혈관질환센터 설립 근거 등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해 최근 본궤도에 올라섰다.
16일 전남도와 장성군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립심혈관센터 구축 방안 연구사업비 2억원을 반영했다. 사업추진 12년 만으로 연구사업비가 집행되면, 센터 설립을 위한 기초자료 수립과 장단기 사업과제, 총사업비 등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해 이르면 2021년 이후부터는 시설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의 2위(24.3%)를 차지할 만큼 진료비와 사회경제적 비용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진료비는 2015년 8조8,000억원에서 1년 사이 8,000억원(9.1% 증가)이 늘어 2016년 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회경제적 비용도 2006년 11조원에서 2015년 16조7,000억원으로 매년 6.5%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은 유두석 장성군수 등 각 분야별 전문가 22명으로 꾸려진 실무추진위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 ‘광주·전남 3대 상생 공약’으로 채택돼 진행해왔다. 총 예상 사업비 3,500억원 규모로 33만500㎡(10만평) 부지에 연구센터와 500병상 규모 연구병원, 예방 및 재활센터 등을 갖춘 국가 주도 심혈관 연구 중심지를 짓는다는 게 장성군의 구상이다. 센터가 건립되면 심혈관질환 모니터링과 진단, 치료에 필요한 후방산업인 의료기기, 바이오센터, 정밀 광학부품 산업, 의료용 레이저 산업 등에서 신규 사업 분야의 견인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장성군은 기대하고 있다.
장성군이 건립지로 제시한 곳은 장성나노산단. 교통접근성이 뛰어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광주연구개발(R&D)특구(200여개 기관)가 맞물려 있어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의 최적지로 꼽힌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2018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진행한 ‘국립심혈관센터 구축방안 연구’ 용역에서는 인구 고령화구조에서 심혈관질환 분야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국가적 예방 및 관리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할 호남권 국립심혈관센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서는 센터 규모와 기능·역할 등 전반적인 내용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국립심혈관센터가 들어서면 전국에 있는 14개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를 총괄하게 된다.
장성군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예산에 반영된 것은 국립심혈관센터 장성유치 계획 발표 이후 12년 만에 이뤄진 값진 성과”라며 “하루라도 빨리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