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마카오를 방문하는 가운데 그 일대가 ‘초비상’ 수준의 경계에 들어갔다.
특히 마카오 정부로부터 취재 허가를 받은 홍콩 기자들의 입경까지 거부되면서 공안 당국의 경계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8일부터 20일까지 시 주석의 방문에 평소보다 경계를 대폭 강화한 공안 당국은 마카오는 물론 홍콩 페리 터미널에서도 승객들에 대해 철저한 검문검색과 엑스레이 짐 검사를 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페리는 평소보다 감축돼 운행되고 있으며, 최근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서 개통한 경전철은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아예 운항이 중단됐다.
마카오와 홍콩, 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해상대교인 강주아오 대교에는 10일부터 22일까지 대교 중간 인공섬에 검문소가 설치돼 모든 차량 승객들에 대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강주아오 대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인공섬 검문소에서 차량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신분증 검사와 엑스레이 짐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평소 45분가량 걸리던 강주아오 대교 통과 시간이 최근에는 2시간가량으로 늘어났다.
마카오 정부로부터 취재 허가까지 받은 홍콩 기자들의 마카오 입경이 거부되는 일도 발생했다. 필라 슈 SCMP 기자는 16일 마카오 정부로부터 주권반환 20주년 기념식을 취재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고 전날 오후 페리를 타고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으나 입경이 거부됐다.
마카오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그를 사무실로 데리고 간 뒤 주소, 부모 성명, 취재 목적, 마카오에서 누구를 만날 것인지 물었다. 이후 슈 기자를 3시간 정도 감금한 뒤 “마카오의 공공 안전과 질서를 위험하게 할 강력한 조짐이 있다”며 그를 홍콩으로 돌려보냈다.
홍콩의 뉴스 전문 채널 나우뉴스 기자도 강주아오 대교를 건너 마카오에 들어가려다가 인공섬 검문소에서 검문검색 후 입경이 거부돼 홍콩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는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 등을 비판하는 홍콩 언론이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홍콩 시민인 청 모(53) 씨가 버스를 타고 강주아오 대교를 건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공안 당국은 그가 지난 2012년 밀수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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