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르타쿠스’ ‘OK 목장의 결투’ ‘ 해저 2만리’ 등으로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끈 전설적 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104세.
고인의 아들이자 할리우드 배우인 마이클 더글러스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버지가 오늘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을 엄청난 슬픔으로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화의 황금기를 경험하고 인생의 황금기까지 보낸 배우이자, 정의와 자신이 믿었던 대의에 헌신해 모두가 우러러볼 기준을 세운 박애주의자”라고 애도했다.
지난 1916년 미국 뉴욕에서 가난한 유대계 이민자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더글러스는 1941년 뮤지컬 ‘스프링 어게인’에 소년으로 출연해 대중에 처음 모습을 선보였다. 1946년 ‘마사 아이버스의 위험한 사랑’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고인은 1949년 영화 ‘챔피언’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열정의 랩소디’ ‘해저 2만리’ ‘OK 목장의 결투’ ‘스파르타쿠스’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만 90편이 넘는다.
또 1991년에는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1999년에는 미국영화배우조합(SAG)에서 각각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1950년대 미국이 매카시즘 광풍에 시달릴 때는 자신이 직접 영화사를 설립해 할리우드에서 배척된 영화인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1981년 지미 카터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영화인들도 애도를 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커크는 끝까지 영화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를 유지했고 그런 그와 조금이나마 같이 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그의 손으로 쓴 메모, 편지, 아버지 같은 조언이 그리울 것”이라고 조의를 전했다.
더글러스는 1954년 프로듀서이자 배우인 앤 바이든스와 재혼한 후 60년 넘게 해로했다. 할리우드 스타인 캐서린 제타존스가 며느리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