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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수수료만 눈독”....라임 사태로 도마 오른 ‘금융 집사들’

PB들 사모펀드 상품구조 모른채 판매 급급

사고 나자 본사·운용사에 책임 떠넘겨

투자자 "연 3% 수수료 떼고 나몰라라"

라임운용 관련 PB 35명 등 오늘 피소





“최근 라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서 지난해 가입한 라임크레디트인슈어드 사모펀드에 총수익스와프(TRS)가 들어 있느냐고 PB(프라이빗뱅커)한테 물으니 처음에는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있다고 하는 등 상품 내용도 제대로 알지 못하더군요. 이제는 무슨 말도 못 믿겠습니다.”

12일 환매중단된 라임·헤리티지 펀드 등 원금 손실 위기의 사모펀드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 판매 일선에 있었던 해당 PB들의 판매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모펀드들은 최소 투자금액이 1억원~3억원에 이르는 상품으로 대부분이 일반 창구 직원이 아닌 거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지점의 PB들을 통해 판매가 이뤄졌다. 투자자들은 일부 PB들은 상품 구조와 위험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투자 성향을 판단하는 투자자정보확인서를 임의로 작성하기도 했다고 잇따라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 PWM에서 라임크레디트인슈어드 사모펀드에 가입한 A씨는 “3억원짜리 상품을 가입하면서 준 4장짜리 상품설명서에는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수익률 얘기만 들어 있다”며 “게다가 내가 작성하지도 않은 투자정보확인서에 누군가 공격적 투자성향으로 표시해 놨다”고 말했다. 또 대신증권 반포WM에서 라임 사모사채펀드(플루토FI D-1)에 가입한 B씨는 “IMF 같은 위기가 발생하지 않으면 연 8%의 수익을 무조건 보장한다는 PB의 설명을 듣고 가입했다”며 “환매가 중단될 수 있다거나 TRS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다는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판매 시점뿐만 아니라 환매중단 이후 보인 PB들의 행태에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또 다른 라임 펀드에 가입한 C씨는 “환매중단 이후 원금손실 가능성이나 상품 구조에 대해 PB에게 물었지만 본사의 지침만 앵무새처럼 대답하고 있다”며 “어떤 자산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금융 집사’로 불리며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PB들은 금융전문가라는 인식 속에 적지 않은 판매 수수료를 받아왔다.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적어도 연 1%에서 많게는 3%까지 판매 수수를 뗀다. 3억원짜리 펀드를 팔면 그 자리에서 3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이 생기는 구조다.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판매 시점에 1회성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한 PB는 “일회성 수수료 부과 펀드는 한번 팔고 나면 PB들에게는 ‘무수익 자산’이 되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무역금융펀드는 PB 본인들도 상품의 구조나 위험을 제대로 몰랐을 텐데 투자자들에게 설명이 제대로 됐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법무법인 광화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자 34명을 대리해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들은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와 이종필 전 부사장과 판매사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실제 판매를 한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지점장 및 PB 등 35명도 피고소인에 포함시켰다. 투자자들은 판매직원들 대상으로는 형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부정거래(178조)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정민규 광화 변호사는 “라임과 판매사 본사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판매 일선 담당자들의 책임도 못지않다”며 “투자자들을 기망해 판매한다면 PB들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은행이자보다 높은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하며 고령자들까지 노후자금이나 예금을 무역금융펀드 가입을 유도했다”며 “수수료는 챙겨놓고 사고가 터지자 ‘본사에 알아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상품 판매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증권사의 PB는 “고객들이 ‘예금이자보다 더 나오는 안전한 상품’을 찾으니 PB들이 4~5%짜리 구조화상품을 파는 경우가 많다”며 “PB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팔지도 말고, 투자자들이 이해 안 되는 상품은 가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진·이완기·양사록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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