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기라고는 하지만 코로나 19 위협이 계속되면 결국 취소되지 않겠습니까. 집을 보지도 못하고 바로 들어가 살아야 할까 봐 걱정입니다.”
오는 4월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A(38) 씨 부부는 최근 입주자 사전점검일이 잠정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고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 사태로 많은 인원이 몰리는 일정을 피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사전에 하자점검을 하지 못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돼서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여파로 3~4월 입주를 앞둔 입주 예정단지들이 잇달아 사전점검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본지가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경기 과천에서 대우건설이 분양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4월 초 입주를 앞두고 이번 주 주말 실시하려던 입주자 사전점검을 2주일 연기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문래 롯데캐슬’의 사전점검 일정을 지난달 일주일 연기해 실시했다.
확진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사전점검을 진행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 옥포지구에서 분양한 ‘옥포지구 서한이다음’은 사전점검 행사를 취소하고, 이달 말부터 예약제로 소수 인원만 사전방문할 수 있도록 바꿨다. 대구 연경지구의 ‘연경동화아이위시’ 또한 4월 입주를 앞두고 실시하려던 사전점검을 일주일 연기한 상태다. 이밖에 부산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가 2월 29일~3월 2일 실시하려던 사전점검을 이달 14~20일로 잠정 연기하는 등 전국에서 일정 연기가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사전점검은 입주를 앞두고 입주자가 사전 방문해 시설물 및 마감 설치 등을 확인하는 제도다. 원래 의무가 아니었지만 올해부터 의무시행으로 바뀌었다. 사전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하자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주가 미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19 확산 우려에 따라 지자체가 연기를 권고하면서 일정을 미루거나 건설사가 자체 점검을 수행하는 식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전점검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경우 하자를 사전에 파악할 수 없어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입주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하자보수 기간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건설은 과천 푸르지오 써밋에 직원 20~30여 명을 배치해 하자보수 관련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일부 단지에서는 온라인으로 평면별 동영상을 촬영해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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