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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오디세이] 탐사보도 전문매체 ‘메디아파르트’ 성공비결은

취재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와 반복되는 실패는 탐사보도의 숙명입니다. 탐사보도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이유입니다. 몇 년 전 국내 언론계에 탐사보도 열풍이 불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진 곳이 적지 않은데 이와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국내외 저널리스트들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지속 가능한 탐사보도를 위해 비영리 독립언론을 설립하거나 새로운 독자 후원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탐사보도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메디아파르트(Mediapart)’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메디아파르트는 2008년 설립된 프랑스의 온라인 매체로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에드위 플레넬 등 4명의 기자가 설립을 주도했습니다. 메디아파르트는 ‘미디어(media)’와 ‘참여(participation)’라는 단어가 결합된 이름으로 ‘참여적 미디어’라는 뜻입니다. 모토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 자유로운 정보’입니다. 탐사보도에 집중하고 있으며 광고 없이 유료 독자의 구독료만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메디아파르트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제롬 카위자크 전 예산장관 등 프랑스 정계 거물들의 비리를 잇따라 폭로해 주목받았습니다.

기자는 최근 메디아파르트의 성공 방정식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2019년 10월 열린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인데요. 메디아파르트의 공동 설립자 겸 매니징디렉터인 마리 엘렌 스미에장 와너후아가 방한했습니다. 마리 엘렌과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을 다소 거칠지만 날 것 그대로 소개합니다.

마리-엘렌 스미에장-와너후아 메디아파르트 공동설립자 겸 매니징 디렉터


-메디아파르트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창간 당시 “(광고 없이 유료로 사이트를 운영한다고하니)미쳤나 보다. 인터넷(기사)은 무료인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정보의 가치를 유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정보는 가치가 있고 이에 대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창간 초기 3년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유료 구독자가 17만 명이 넘는다. 르몽드의 구독자는 22만명이다. 손익분기점을 5만명으로 잡았는데 예상과는 달랐다. 창간 이후 5년이 지나면서 유료독자가 6만명으로 늘었다. 매출 역시 구독자 수에 따라 늘었다. 첫 3년 동안은 마이너스였다. 손익분기점에 이르기까지 500만 유로가 들어갔다. 2010년 이후 매년 순수익을 내고 있다. 매출의 20%가 순수익이다. 기자와 운영인력 (6명)을 포함해 직원은 23명이다.

-성공 요인은?

△독립성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에 대한 독립성, 매출에 대한 독립성이다. 저널리스트들이 공동 창업하고 공동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매출의 99%가 구독료에서 나오는 만큼 진정한 독립을 유지할 수 있다. 외부 개입, 광고주의 압력이 전혀 없다. 독자들만이 우리를 살 수 있다. 긴 기사(롱폼 저널리즘)을 쓸 수 있고 정보를 선별할 수 있다. 외부 투자자가 2곳인데 이들에 대한 종속성이나 국가 보조금 의존도 없다.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면 탐사보도를 할 수 없다. 정부의 자본 등 어떤 자본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구독 서비스다. 창간 이후 (언론)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조직도 변화하고 있다. 유연한 조직을 지향한다. 부서장이 없고 편집장도 없다. 모든 팀이 신문을 만드는데 참여한다. 직원들의 성 비율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사, 운영위원회 숫자 등에서 남녀 비율을 반반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굿 저널리즘, 굿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사회적 동력이나 배경은?



△저널리즘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널리즘은 늘 검증하고 탐사해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어렵다. 우리도 (창간 이후) 여러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독자의 신뢰가 쌓였다. 지금은 우리가 보도하면 사실이라는 신뢰가 있다.

-한국 언론계에도 구독자 후원 모델 있는데. 논조가 다르면 구독자가 이탈한다.

△구독자들의 이탈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사업계획을 세웠을 때 구독은 인터넷신문과 종이 신문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유동적이었다. 필요한 구독자보다 3배를 유치해야 (이탈하는 구독자 등 감소분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구독자가 유지된다.

-게이트키핑은 어떻게 하는지?

△우리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팩트를 전달하기 위한 언론이다. 우리는 팩트 기반 언론사다. 작은 언론사 유지할 것이다. 조직을 키우고 싶지 않다. (지금의) 강력한 작은 팀을 유지할 것이다.

-구독자 유치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가장 좋았던 아이디어는 구독자가 다른 구독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사실) 구독자 유치는 어려운 일이다. 각 구독자가 5명의 구독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사를 선물하는 방식이다. 구독자라면 본인이 원하는 만큼 기사를 공유할 수 있다. 기사를 선물 받아 읽다가 구독자가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처음 한 달 동안 1유로를 받는다. 돈을 내야 할지 가장 망설일 시기다. 11유로를 내고 한 달을 구독 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1유로로 첫 한 달을 읽게 한 뒤 구독을 설득할 수 있는 기간을 벌 수 있다. 처음에 보도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구독자가 늘지 않았다. 스캔들(특종) 보도가 (구독자 증가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메디아파트르의 미래는?

△역시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관리를 비영리 기관에 넘겼다. 지분 역시 비영리 기관이 담당한다. 앞으로 저널리즘의 미래는 디지털이 중심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과 연결고리를 이어나갈 것이다. (온라인 매체인 만큼) 인쇄비용, 유통비용을 저널리즘 자체에 투자할 수 있다. 디지털 형식을 사용하면 혁신이 가능하다. /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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