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SKS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해 산업은행 출자를 받은데 이어 올해 또 한번 위탁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기존 펀드의 의무 소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 자격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SKS PE는 담당 본부를 달리 지원해 자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S PE는 공동 GP(무한책임사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이달 초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이 조성하는 ‘소재·부품·장비분야 블라인드 펀드’(이하 소부장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SKS PE·한투PE는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성장지원펀드 그로쓰캡(Growth-Cap) 부문 운용사로 선정된 SKS PE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한 번 산업은행 출자금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4월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성장지원펀드에 지원한 SKS PE는 600억원을 출자받았다. 당시 그로쓰캡 리그 주관 기관은 산업은행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산재보험기금과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출자금을 추가로 확보해 지난해 말 약 2,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출자를 받았던 기관의 운용사 선정 사업에 신규 지원하려면 기존 펀드의 투자금을 절반 이상 소진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발표한 선정 기준에 따르면 주관기관의 기존 위탁 운용사는 기존 펀드의 투자 집행 금액이 60% 이상 소진돼야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SKS PE의 경우 성장지원펀드 결성을 지난해 말 완료해 자금을 거의 소진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SKS PE는 지원 자격을 맞추기 위해 담당 본부와 운용인력을 철저히 분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성장지원펀드는 SKS PE의 전략투자사업부가 담당하고 소부장펀드는 PE투자사업부가 각각 분리해 자금 모집과 딜 소싱 등을 진행하는 식이다. 현재 전략투자사업부는 해외 투자 및 세컨더리 투자(사모펀드의 기존 지분 등에 투자하는 것) 분야를 담당하고, PE투자사업부는 바이아웃 딜(기업 경영권 인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펀드별로 공동 GP가 있어 분리된 협의체로 각각 기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은행과 성장금융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성장금융의 한 관계자는 “운용사 내부 조직과 인력이 분리돼 있고, 펀드레이징의 저해요소가 없으면 복수 선정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고문에도 펀드 소진율이 미달된 기존 GP도 기존 펀드 운용인력과는 별도의 인력으로 제안하는 등 주관기관과 사전 협의 시 자격이 주어진다고 언급돼 있다.
공동 GP인 한투PE가 운용사 의무 출자금(GP커밋)으로 300억원을 투입해 빠른 속도로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는 점은 수시 출자 목적과 부합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SKS PE는 소부장 관련 투자건의 내부 수익률(IRR)은 30%대를 넘어 운용 성과도 인정받았다. SKS PE는 과거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연우(115960) 등 소부장 기업에 투자해 20~30%대의 내부 수익률을 기록했다.
SKS PE의 한 관계자는 “성장지원펀드의 주목적 투자 영역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산업 관련 기술 기업이 될 예정이라 제조업 기반 기업의 신주 투자를 주목적으로 삼는 소부장 펀드와 투자 성격과 대상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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