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사진)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서울 구로 콜센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를 논문으로 정리·발표해 전세계에 방역 노하우를 전수했다.
26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 감염병’ 최신호(온라인판)에 따르면 정 본부장을 비롯한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인천·경기 방역담당자 등이 참여한 논문팀(제1저자 박신영)은 지난달 발생한 콜센터 집단감염의 역학조사와 방역 과정을 정리한 논문을 공개했다. 정 본부장은 책임저자(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정 본부장이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콜센터 건물에 근무·거주·방문했던 1,143명 중 97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된 이번 사례에서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가족 접촉자 17명 중 2차 감염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무증상 감염 상태에서의 실제 전염성이 정확히 진단되지 않았거나, 방역당국이 시행한 고강도 자가격리조치 등이 2차 감염 확산을 막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22일 질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도 “무증상 확진자의 접촉자 중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되는 사례는 아직 그 수가 많지 않고, 있어도 굉장히 소수에 국한한다”면서 “무증상기의 전파력에 대해서는 다양한 조사가 진행돼야 파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첫 환자 발생 이후에 이뤄진 신속한 방역조치 과정도 소개했으며 한국의 방역사례가 취약 계층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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