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 관련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분쟁에서 선봉에 섰다.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넷플릭스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주장은 ‘무임승차’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며 “즉시 협상에 임하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망 사용료 ’ 논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최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대상으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넷플릭스는 SKB와 같은 인터넷제공사업자(ISP)가 일반 고객들에게 이용요금을 받으면서 콘텐츠 사업자(CP)에게도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용카드와 택시플랫폼처럼 인터넷 망도 고객과 콘텐츠 사업을 연결하기 때문에 양쪽에서 요금을 받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SKB는 넷플릭스가 플랫폼 사업자의 망을 이용해 고객에 연결되고 경제적 이익을 얻으면서 요금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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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넷플릭스가 해외에선 이미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오픈 커넥트’ 정책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이는 이용자들이 자주 보는 콘텐츠를 미리 담아 놓는 캐시서버를 구축해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지 않는 내용이다. 하지만 2013년 9월 넷플릭스가 콘텐츠 품질을 풀HD급으로 올리면서 오픈 커넥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ISP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트래픽 지체 현상이 심각해졌다. 결국 2014년 2월 넷플릭스는 컴캐스트와 망 이용대가 지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버라이즌·AT&T·타임워너케이블 등 미국 주요 ISP와도 계약을 맺었다. 이외에 프랑스 오렌지 등에도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 계약을 맺고 캐시서버를 설치한 상황이다.
SKB는 “ISP가 투자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고 다른 당사자(넷플릭스)가 그것을 이용해 수익을 독식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서 “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선 수익 창출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연결해야 한다”라며 “넷플릭스가 협상에 즉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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