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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슬·김다비·깡 열풍...'캐릭터의 확장' 통하다

'또 다른 나' 놀이처럼 즐기면서

'서울왔어효' 등 부캐 뜨거운 인기

배우들 작품속 주인공 이름으로

SNS 만들어 팬들과 활발한 소통

비·김응수 등 '왕년 스타' 소환도

왼쪽부터 유산슬, 둘째이모 김다비. /사진제공=MBC, 비보웨이브사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개그맨 유재석이 선보인 모습은 한둘이 아니다. 드럼에 도전하는 ‘유고스타’로 시작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데뷔해 앨범을 냈고, 라면 끓이는 요리사 ‘라섹’이 되는가 했더니 하프 연주자 ‘유르페우스’로 예술의전당에서 협연까지 했다. 방송을 통해 무한 확장해 온 유재석의 ‘부캐릭터(이하 부캐)’를 모아 ‘부캐의 세계’ 특집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재석 뿐만이 아니다.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한 방송인 김신영, ‘놀면 뭐하니?’에서 ‘서울왔어효’로 원조 연예인의 모습을 보여준 가수 이효리, 히트곡을 조금씩 비트는 패러디를 선보이는 ‘카피추’ 개그맨 추대엽까지, 방송가에서는 ‘본캐(본래 캐릭터)’보다 ‘부캐’가 대세가 됐다.

바야흐로 ‘캐릭터’의 시대다. 예능에서 ‘부캐’ 인기가 날로 가열되자 배우들도 캐릭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SNS 상에는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가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살아 숨쉰다. 비, 김응수 등 ‘왕년’의 스타들이 다시 소비되는 데도 캐릭터의 역할이 주효한다.

최근의 부캐 열풍을 이끈 데는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의 공이 컸지만, 그 시작에는 ‘마미손’이 있었다. 2018년 음악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777’에 고무장갑을 떠올리게 하는 핑크빛 복면을 쓰고 출현한 마미손의 정체를 두고 힙합 팬들은 매드클라운을 지목했지만 마미손은 강력 부인했다. 지금까지도 마미손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어느덧 대중들은 그의 정체를 밝히려 하기보다는 그의 역할 놀이에 동참하며 부캐 세계관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카피추. /사진제공=KBS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몰입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캐릭터와 실제 인물을 혼동해 한 인물이 여러 캐릭터를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면 최근에는 캐릭터와 실제 인물을 분리해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부캐 열풍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밀레니얼·Z)세대의 특성과도 관련이 깊다. MZ세대는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자아를 운영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부계정을 여러 개 만들고 다른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다 보니 ‘부캐’의 개념이 낯설지 않고,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배우 유아인이 영화 ‘살아있다’의 주인공 오준우 캐릭터로 SNS를 만들어 소통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캐릭터에 몰입하는 문화 소비의 트렌드에 발맞춰 최근에는 배우들이 작품 속 캐릭터를 활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이 드라마 내 캐릭터 특징을 그대로 살려 SNS 상에서 소통하는 것이다. 최근 배우 유아인은 개봉을 앞둔 영화 ‘#살아있다’의 주인공 오준우 이름으로 SNS를 만들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거기 아무도 없나요” 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리며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영화 속 상황을 SNS를 통해 전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아이유가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장만월의 인스타그램을, 올 초에도 김혜수가 SBS ‘하이에나’ 정금자의 인스타그램을 각각 개설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팬들은 드라마 바깥에서도 드라마를 계속 즐길 수 있는 장을 열어줬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경우 공식앱을 통해 신비아파트 캐릭터들의 개인 SNS를 공개했다. 10대 이용자들은 진짜 친구와 소통하듯 만화 속 캐릭터들의 SNS에 댓글을 남긴다. 업계 관계자는 “배우들이 SNS상 캐릭터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고 친근감을 더해 작품에 더 빠져들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전했다.

비 ‘깡’ 뮤직비디오.


‘1일1깡’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가수 비의 ‘깡’ 열풍 역시 캐릭터가 큰 역할을 했다. 열정과 허세를 대표하는 비의 캐릭터가 네티즌들에게 긍정적으로 소비되며 비의 재부상을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타짜’의 곽철용 캐릭터가 영화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유쾌한 캐릭터로 재해석되는 것처럼, 결국 대중이 소비하고 열광하는 것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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