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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가 2弗대 뚝...적신호 켜진 D램

두달새 가격 20% 이상 떨어져

고정가도 하락세로 전환 가능성

코로나發 '언택트' 호황 끝나가

삼성·하이닉스 하반기 먹구름

삼성전자 화성 D램 생산라인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D램 현물거래가격(DDR4 8Gb 기준)이 6개월 만에 1개당 2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초만 하더라도 D램 1개당 3.63달러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 추이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호황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10일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D램 1개당 현물가격은 2.99달러로 올 들어 첫 2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3일 1개당 2.97달러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현물가격 추이가 고정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D램 등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고정가격으로 거래되지만 최근 몇 년간 추이를 보면 고정가격이 현물가격과 몇 달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앞서 보고서에서 “D램 공급사의 재고소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D램 현물가는 하락세에서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 같은 D램 현물가와 고정가 간의 가격차이 확대는 올 3·4분기 가격 협상시 판매가격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구매처들은 이 같은 현물가 하락 추이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가격 반등이 어렵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부 구매처가 반도체 가격 추가 인하를 기대하며 구매를 미루는 상황”이라며 “앞서 반도체 수급 차질 우려 등으로 일부 구매처들이 반도체 재고를 늘린 것 또한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황 여파가 언택트 수요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효과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가격의 핵심 지표인 D램 고정가격 또한 추이가 심상찮다. 지난달 PC용 D램 고정가격은 1개당 3.31달러를 기록해 4월(3.29달러)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2018년 9월 가격(8.19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최근 모바일용 D램 수요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버용 D램 DDR4 32GB 고정가격은 지난달 143.1달러를 기록해 전달과 같았다. 서버용 D램은 지난해 말 1개당 106.0달러를 기록한 후 올 1월(109.0달러), 2월(115.5달러), 3월(121.3달러), 4월(143.1달러)까지 매월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로벌 D램 시장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올 3~5월(마이크론 회계기준 3·4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46억~52억달러에서 52억~54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 또한 올 상반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힘든 6~8월(마이크론 회계기준 4·4분기)에는 실적이 다시금 뒷걸음칠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화웨이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은 또다른 악재다. 화웨이는 최근 2년간 삼성전자(005930)의 ‘5대 매출처’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린 핵심고객이며 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내 최대 고객사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D램 현물가격 하락 추이가 두달 연속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정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또한 앞선 전망치를 충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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