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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쌍용차 돈만 넣는다고 못 살려...노사, 죽으려 하면 살 것”

[산업은행 기자간담]

시장 상황 바뀐만큼 협의사항 많아

현산, 언제든 찾아오면 진지한 논의

두산重, 화력·원전 버리는 게 아닌

신재생으로 사업범위 확대하는 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지금이 19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편지로 하면 좋은 영화 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만나면 진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테니 협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내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고, 언제든 찾아오면 됩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특유의 여유 있는 농담이었지만 발언을 전체적으로 보면 딜이 엎어질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므로 현산을 회유하는 얘기가 많았다.

우선 인수 조건에 많은 것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서로 협의할 게 많아졌다”며 “서로 믿고 이야기하면 많은 것을 조정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상호신뢰가 전제돼야 안전하게 딜을 끝까지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달 안에 러시아로부터 현산과 아시아나의 합병 승인 여부가 나올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그로부터 일정 기간 검토할 시간이 있는데 그때까지를 협의기한으로 알고 있다.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산이 충분한 자료를 못 받았다는 주장은 짚고 넘어갔다. 그는 “현산이 아시아나로부터 세부적인 자료를 못 받았다고 하는데, 다 줬다”며 “현산 측이 제시한 이슈에 대한 설명자료를 현산에 다시 송부했다”고 전했다. 또 “더불어 현산의 공문에 의문이 드는 점이 있어 재질의 공문을 보낸 상태”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산은은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고 현산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지원에 대해 산은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쌍용차 주체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돈만으로 기업을 살릴 수는 없다”며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업이 필요하다. 쌍용차 노사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라는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협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조조정 등 노사 간 뼈를 깎는 자구안이 나와야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마힌드라도 그동안 최선을 다해 고맙다”면서도 “다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최대현 부행장은 “외국계 차입금이 마힌드라와 함께 쌍용차에 들어가 있는데 만기가 6월부터 도래한다”며 “이에 대한 연장이 시급해 계속 대주주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관과 협의가 된다면 다음달 만기인 산은의 900억원 대출도 회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항공에 대해 최 부행장은 “연말까지 8,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7월 초라도 기안기금으로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해 “대한항공이 생각하는 정도의 매매 가격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었다”며 “그래서 매각이 빨리 안 되더라도 다른 부분으로 보완이 되도록 약정을 했다. 매각이 지연돼도 약정에 피해를 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의 자본확충을 하기로 채권단과 약정을 맺었다. 1조원의 유상증자와 다른 사업부문 매각 등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이 지연돼도 2조원을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이 다음달 말까지 외부 컨설팅을 할 것”이라며 “회사 내에 갖고 있는 사업부 매각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기내식·마일리지·항공기정비 사업 등 알짜사업부 매각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산은 측은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경영권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확약서를 받아놓았다”며 “추이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산중공업 관련 자산 매각에 대해 채권단이 너무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 부행장은 “채권단이 강제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 실익도 없다. 쫓기듯 팔면 가격 이하로 매각되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율적으로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산중공업이 신재생에너지기업이 된다는 것은 기존 (석탄화력·원자력) 사업을 버린다는 게 아닌 범위를 넓히는 것”이라며 “두산중공업이 9월까지 컨설팅을 통해 사업개편계획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최 부행장은 “양측이 인수 세부 조건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세부안이 확정되고 베트남에서의 기업결합 승인이 끝나면 채권단 내부 심사를 거쳐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이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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