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합의 관련 소식과 신종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 주요 변수에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1.04% 올랐다. S&P 500 지수는 1.86%, 나스닥은 3.73% 상승했다.
주요 지수는 주 초반에는 비교적 큰 폭 올랐다.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해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가속할 계획이라는 일부 외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중국 공산당 양제츠 정치국원과의 회담 기간 그는 두 나라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말해 힘을 실어줬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지속하는 데 따라 차츰 상승 폭을 줄였다. 애플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를 포함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한 미국 4개 주에서 일부 매장을 다시 폐쇄한다고 발표했고, 이후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장 막판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로 주요 지수가 낙폭을 줄이며 반등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경제가 연준의 목표에서 여전히 멀다면서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이 더 있으며, 또한 연준은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봤으며 연준과 의회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변수는 계속해서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전히 많은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미국 특정 주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이 무시하기에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은 등락을 거듭해 한 주간 거의 변동이 없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3bp 상승한 0.696%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도 주간으로 2.1bp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한 주간 0.5bp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50.0bp에서 51.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체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 완화,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회복기금 기대 속에서 하락 전환을 시도하던 미 국채 값은 다시 코로나19 확산세에 주목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우려와 기대 요인이 혼재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새로운 레인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변수가 혼재해 변동성은 오르락내리락 할 전망이다. 경제 재개와 함께 미국 여러 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애플이 특히 확진자 증가세가 두드러진 4개 주의 점포를 다시 닫겠다고 발표해 경제 우려를 키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새로운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흑인 사망으로 전 세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반면 경기 회복 기대를 키우는 소식도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은 약 7,500억 유로 규모의 회복기금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합의에 도달해 승인을 얻으면 유로존 경제 회복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릴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최근 고조된 양국 긴장에 안도감을 줬다.
라보뱅크의 린 그레이엄-테일러 채권 전략가는 “현시점에서 사람들은 회복의 강도에만 매우 집중하는 것 같은데, 셧다운의 강도를 고려할 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여름 내내 매우 낮은 기저효과로 인해 경제 지표는 기계적으로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상처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시장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인덱스가 주간으로는 0.49%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 초반 위험 심리가 살아나 달러는 내렸지만, 미국 많은 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 더 안전통화인 엔을 제외하고 대체로 올랐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는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 강세를 이끈 요인이다. 미국 일부 주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고, 이 영향으로 7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전주 대비 15% 상승했다.
템푸스의 후안 페레즈 선임 외환 트레이더·전략가는 “강한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은 있지만, 주별로 차이가 클 것으로 보여 주저함도 생긴다”며 “미 경제에 미칠 엄청난 영향을 볼 때 안전피난처로 매력에도 결국 달러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 초반만 해도 위험 선호 속에서 유로와 호주,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막판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회복기금 협상을 시작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7월 중순께 대면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등 ‘검소한 4개국(frugal Four)’이 보조금 지급 등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지만, EU 정상들은 7,500억 유로의 코로나19 회복기금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유니크레딧의 분석가들은 “회복기금이 승인을 얻어도 프랑스와 독일, 유럽위원회의 제안이 나왔던 처음만큼 유로를 끌어올릴 것 같지 않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유로-달러에 긍정적인 소식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달러는 마이너스 금리 전망, 브렉시트 미래협상 우려로 1.23달러대로 후퇴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주케스 분석가는 “유로-파운드는 향후 몇 개월 동안 대부분 0.90파운드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한주 9.6%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모임은 OPEC+가 전일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 관련한 긍정적인 발표를 내놓은 점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OPEC+는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이 부족했던 산유량 감축을 보충할 방안을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른 감산 합의 이행 미달 국가들도 조만간 보충 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유국의 감산 합의 이행이 한층 강화되면서, 시장의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부상했다.
또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점도 미·중 갈등 우려를 줄이며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WTI는 주 초반 배럴당 40달러 선도 넘어섰지만,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커진 탓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유가 부양 의지가 강한 상황인 것으로 평가해 이를 주목하라고 진단했다. CMC마켓츠의 데이비드 마덴 시장 연구원은 “산유국 그룹이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은 이들이 유가 부양 의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주간전망(22~26일)
이번 주(22~26일) 뉴욕증시는 경제의 회복 속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여부를 주시하는 가운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플로리다 등 미국 일부 주의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등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면 투자 심리가 지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경제 재개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가다. .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등 경제 재개에 적극적이었던 주들의 상황이 악화했다. 애플이 플로리다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네 개 주의 일부 매장을 다시 폐쇄키로 하는 등 기업들의 대응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해당 지역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번 주에도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미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경제를 다시 봉쇄하지는 않을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유지 중인 데다, 일선 주에서도 아직 봉쇄 강화 움직임이 없는 점은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방위 봉쇄가 다시 단행되는 것이 아니라면 경제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과 소매판매 등 핵심 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보다 좋았다. 이에따라 경제가 우려보다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다.
이번 주에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과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6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발표된다. 5월 개인소비지출도 4월 대비 큰 폭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 따르면 전문가들은 소비지출이 4월 13.6% 줄었던 데서 5월에는 9.6% 늘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150만 명 부근에서 추가로 빠르게 줄어들지 않는 등 우려스러운 부문도 여전하다.
이번 주 발표에서는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약 125만명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표가 개선된다고 해도 이는 정부의 현금 지원에 따른 것일 수 있으며,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는 개인소비지출 및 제조업 지표가 핵심이다. 23일에는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6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가 나온다. 6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와 5월 신규주택판매 지표도 발표된다. 26일에는 5월 개인소비지출 및 개인소득을 발표한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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