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방역당국과 항만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부산시와 국립부산검역소,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A호(3,933톤) 승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 확진자는 부산의료원으로 이송 예정이다.
나머지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와 분리 격리됐다. 시 관계자는 “러시아 선원들과 관련해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 항운노조 등과 회의를 한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받아 조치하기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A호는 19일 부산항으로 입행한 이후 21일 오전 8시 감천항에 정박했다. 국립부산검역소는 이 선박에 타고 있던 전 선장은 발열 증세로 러시아 현지에서 하선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선박 대리점의 신고를 받고 승선해 선원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다.
시는 전날 러시아 선원 외에 선박 수리공 6명에 대한 검사를 했으며 결과는 이날 중으로 나올 것으로 봤다. 하역 작업 등을 위해 A호에 올라 밀접접촉자로 확인된 부산항운노조 조합원과 도선사, 수리공, 하역업체 근로자 등 61명에 대한 검사도 할 예정이다.
61명은 1·2차 접촉자로 나뉜다. 1차 접촉자는 A호에 올라 하역작업을 했던 부산항운노조원 34명이며 2차 접촉자는 A호와 A호 옆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B(3,970t)호를 오간 수리공, 도선사, 화물 검수사, 수산물품질관리원 소속 공무원 등으로 시는 파악했다.
부산항운노조 집행부는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노조원 확진 및 항만 가동 중단을 대비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부산항운노조 감천지부 노조원은 총 407명이다. 이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항만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각 지부에 조합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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