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투자 실패로 최악의 손실을 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25조원 규모의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주식을 매각한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T모바일 측은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 주식 1억9,800만주를 매각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T모바일 주식 약 3억주의 65%로, 210억달러(약 25조5,100억원) 규모에 해당한다.
T모바일은 소프트뱅크가 처분할 주식 중 1억3,400만주를 일반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T모바일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1.5% 하락했다.
T모바일은 소프트뱅크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옛 스프린트와 올해 4월 합병한 회사다.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 주식의 24%를 갖고 있었으며 스프린트와 합병한 후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을 제한하는 조항이 있었지만 T모바일의 최대주주인 독일의 도이체텔레콤과 협의해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1,00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뒤 경영난을 겪어왔다. 올해 1~3월 적자만도 1조4,381억엔(약 16조3,59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배에 가까운 규모이며 일본 기업의 분기 적자액으로는 사상 최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운용액 10조엔에 달하는 비전펀드의 손실이 1조9,000억엔에 이르며 경영난이 악화했다. 소프트뱅크는 각종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데다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 개선 요구까지 받으며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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