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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오페라의 유령' 무대...그래서 애정·사명감 더 크죠"

[인터뷰]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연출 라이너 프리드

코로나 확진자 발생 악재 딛고 한국서만 공연중

“보호하고 지켜내야...격리 거치며 더 단단해져

배우·소품 동선 등 무대 뒤 모든 것 뜯어고쳐"

8개월째 韓 생활·유령과 네차례 내한 ‘깊은 인연’

“올 때마다 생기 넘치는 시장으로 변모”





“이 무대는 보호하고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큽니다.”

인터뷰 내내 ‘책임감’, ‘사명감’이라는 표현이 귀에 꽂혔다. 비장한 다짐이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무대가 겪어온 지난 몇 개월을 돌아보면 절로 수긍이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발생-공연 중단-재개라는 지옥과 천국을 맛보며 ‘K 방역의 상징적인 공연’으로 거듭난 이 작품은 코로나 와중에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무대에 올라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다. 이번 월드투어를 지휘하며 소중한 무대를 지켜가고 있는 라이너 프리드(사진) 협력연출을 공연장인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그는 이따금 스스로 꼬집어서 현실임을 확인한다고 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어디에서도 공연을 진행한다는 동료들이 없기 때문이다. 라이너 연출은 “전 세계 주요 극장들이 문을 닫고, 배우와 예술가들이 설 무대를 잃었다”며 “블루스퀘어에서 매일 작품이 올라가는 것을 볼 때마다 ‘영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4월 앙상블 배우의 코로나 1ℓ9 확진으로 위기를 맞았다. 공연을 잠정 중단한 채 배우와 스태프 전원이 격리에 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재개할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했죠.” 2주간의 격리는 오히려 공연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라이너 연출은 “격리가 끝나면 어떻게든 이 상황을 이겨내고 다시 극장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을 확인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챙긴 덕에 더 강인해졌고, 성공적으로 재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대 위’를 이어가기 위해 배우와 스태프 간 거리 두기는 물론 출입, 이동, 사람·소품 동선 등 ‘무대 뒤’의 모든 것을 뜯어고쳤다.





소중한 무대를 어렵게 다시 만나면서 그는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라이너 연출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과 첫 인연을 맺은 이후 전 세계를 돌며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 왔지만, 2020년 7월 전 세계에서 상연되는 오페라의 유령은 지금 한국 공연이 유일하다. 원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물론 주요 외신의 극찬이 쏟아졌지만, 이 유일한 작품을 지휘하는 연출에게 매일의 무대는 영광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그는 “이 순간 공연한다는 것은 큰 특혜이자 이에 비례하는 책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늘 체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너 연출의 한국 생활도 지난해 12월 부산 공연부터 시작해 어느덧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한국 관객은 오페라의 유령과 오랫동안 연애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이쯤 되면 그 자신과 유령이 한국과 장기연애 중이라고 할 만하다. 이미 앞선 세 번의 내한공연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그는 “올 때마다 한국의 뮤지컬 산업이 발전하고 생기 넘치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각별한 애정과 책임감을 담아낸 무대는 오는 8월 7일까지 서울 관객과 만난 뒤 8월 19일 대구 계명아트센터로 옮겨간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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