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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확산하는 코로나, 주춤하는 경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폴 크루그먼




불과 2주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없다’는 제목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 기고문을 실었다. 물론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에서 작성된 글이었다. 그러나 그의 기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각 단계마다 환상과 마법적 사고로 얼버무려진 역사적 정책 참사였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트럼프 관리들과 그의 아첨꾼들 말대로라면 지금쯤 우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기세가 수그러지고 경제가 폭발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광경을 목격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경기는 동력을 잃어가고, 팬데믹은 재확산하고 있다.

팬데믹부터 짚어보자. 펜스는 WSJ 기고문에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 감염 확진 건수가 하루 평균 2만 건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가 밝힌 2만 건은 미국보다 30% 이상 인구가 더 많은 유럽연합(EU) 하루 평균 감염 건수의 5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펜스의 기고문이 나온 이후 미국의 새로운 감염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급기야 지난주 수요일에는 5만 건을 넘어섰다. 700만 명 인구의 애리조나 하루 평균 신규 감염 건수는 총 4억 4,600만 명의 인구를 거느린 EU 전체의 일일 보고 건수와 맞먹는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아직도 확진건수 증가세를 단순히 진단검사 확대에 따른 결과로 치부한다. 그렇지 않다. 감염건수는 진단검사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빠르게 번지고 있는 애리조나와 텍사스의 환자 입원율 역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두 개 주의 병원들은 위기관리 모드로 들어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하강곡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자들의 나이가 1차 확산기 환자들에 비해 낮아졌고, 의료진의 치료역량이 개선된 것이 부분적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치사율이 떨어지고 있다 해도 코로나19는 심각한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뿐만 아니라 사망률은 후행지표에 속한다. 애리조나의 확진 건수 증가세는 선벨트(Sunbelt)에 속한 나머지 지역들에 비해 2주 가량 일찍 시작됐지만, 사망 건수는 이제야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은 예측 가능했고, 실제로 사전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날로 확산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전진’을 외치며 경제활동 재개를 독려하자 역학 전문가들은 봉쇄 해제가 경제적 측면에서 참담한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의 주장은 옳았다.

경제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일시적인 일자리 증가로 연결되겠지만 결국 단명으로 끝날 것이며 조급한 해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들 또한 옳았다.



지난주 발표된 일자리 증가 수치에 현혹돼선 안 된다. 그 수치 역시 2월에 비해 1,5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해당 고용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진 건수가 급증하기 이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그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됐는지 알려주는 공식 자료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실시간 지표들은 경제회복이 멈춰 섰거나 아예 뒷걸음질쳤음을 보여준다. 사실 주 정부들이 봉쇄 해제를 위해 그들이 취했던 단계적 예방조치들 중 일부를 철회하기 이전부터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었다. 문제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람들은 주지사들이 무슨 말을 하건 외출을 피하려 들 것이다. 그 결과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실업률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일자리와 팬데믹 확산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술집의 영업 재개와 같은 어리석은 정책과 대규모 실내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급속한 감염확산 없이 상당한 일자리 증가를 일궈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와 공화당 주지사들이 합리적인 단계적 봉쇄해제 조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감염률이 낮았던 두 달 전 할 수 있었던 활동들을 코로나19가 판치는 지금 다시 할 수는 없다. 트럼프와 그의 우군들이 조금만 일찍 팬데믹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어도 우리의 경제적 형편은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터다.

현재 가장 두려운 것은 트럼프와 그의 수하들이 대참사를 불러온 코로나19 부실 대응에서 배운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수요일 트럼프는 코로나19가 “어떻든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타깝고 심지어 전율스럽기까지 한 것은 트럼프의 이 같은 망상으로 우리 모두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코로나19 급증세를 통제하고,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감염과 입원 건수는 크게 늘 것이고, 수 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불과 몇 주 사이에 중요한 경제적 생명줄을 놓칠 것이다.

앞으로의 4개월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도 험난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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