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중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져나가면서 건설적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강 장관은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속) 총체적 국력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순히 이해관계에 따른 경쟁을 넘어 국가 체제 차원의 대립으로까지 전환되는 양상”이라며 최근 미중갈등 상황이 심각함을 시사했다. 그는 “나아가 국가간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해 주던 기존의 완충지대와 연결고리가 약화돼 가고 있다”며 “다양한 나라 입장이 조율되는 다자협력 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고 그 와중에 국제기구 역할이 소외되고 글로벌 공급망과 민간교류가 위축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사소한 마찰도 격한 충돌로 확대될 수 있는 건 물론 타협점을 찾고 협력을 모색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보다 이른 시점에, 더 높아진 강도의 대외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네 가지 외교적 지향점을 제시했다. 그는 “첫째 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의 주춧돌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져나가면서 역내 안정성이 강화되도록 우리의 건설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둘째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동시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규범 기반 접근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셋째 과학기술 분야에선 전략적 개방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기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넷째 가치 규범 분야에선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증진하는데 기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익과 원칙에 기반한 일관된 정책기반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더욱 긴요해진 상황”이라며 “변화의 추세 속에서 때로는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조화시키면서 우리의 중심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국가 역량을 탄탄히 해나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하면서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우리의 정체성과 높은 인권의식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대외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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