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위치한 종이컵 고속성형기를 제작하는 A사는 작년 매출액 150억원 가운데 80%가 수출 성과일만큼 수출에 특화된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지난 2월 예정됐던 수출계약은 차질이 빚어졌다. 예정됐던 계약 잔금 회수가 계속 늦어지면서 자금난까지 걱정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A사는 신속하게 수출 전략을 다시 짜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찾았다. 산단공의 입주기업 수출지원 사업을 통해 판로가 될만한 해외시장을 조사하고 마케팅, 신제품, 판로 등 주효한 수출전략의 새 판을 짰다. 이 같은 과정의 57회 컨설팅을 통해 A사는 코로나19가 여전함에도 불구, 캐나다에서 35만9,000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일궈냈다. 인천에서 두발관리용 화장품을 제조하는 B사도 연평균 18%씩 성장하다가 올해 코로나19로 해외 판로 문제에 봉착했다. 작년 11월 홍콩미용전시회를 앞뒀던 B사는 홍콩 민주화 시위로 인해 참가가 망설여졌다. B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국가의 바이어와 연락이 어려워진 탓에 이 전시회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산단공은 해결방안으로 B사에 홍콩 현지에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이어줬다. 산단공 관계자는 “코트라가 홍콩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알려주는 식으로 B사의 어려움을 해소했다”며 “그 결과 B사는 전시회에 참가했고, 홍콩·싱가폴 바이어와 9,700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산단공의 수출지원 사업이 코로나19로 해외 판로가 막힌 산단 내 중소기업에 지원군 역할을 해내고 있다.
19일 산단공에 따르면 수출지원 사업 가운데 2014년 도입된 수출지원단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단공이 기업과 지원기관의 중간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을 기업의 ‘멘토단’으로, 내수기업과 수출초보기업을 ‘멘티기업’으로 두고 산단공이 플랫폼으로서 멘토링과 컨설팅을 지원하는 형태다. 여기에 은행, 지원기관 등 수출 관련 분야 전문가 21명과 산단공 실무 직원으로 구성된 지원단이 직접 기업 현장을 찾아가 돕기 때문에 기업의 만족도도 높다.
이런 수출지원사업이 가능한 이유는 산단공이 산단 입주기업을 직접 관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현장의 수요를 재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도입한 지원제도 중 하나가 ‘수출 타깃기업’이다. 수출 의지가 높은 내수기업과 수출초보기업을 선별해 컨설팅부터 수출보험·보증지원, 바이어 매칭, 수출상담회까지 수출 전 과정을 코치하는 식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50곳이 선정돼 이 지원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현지 마케팅이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현지 인력을 통해 바이어를 찾거나 화상 상담회를 열면서 수출 기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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