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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노출 독감 백신' 맞은 사람 없다더니 최소 224명 접종…접종자 수 집계서부터 혼선

질병청 "전국 105명" 밝혔지만

전주시보건소 "전주만 179명"

일부병원 정부·유료물량 섞어 관리

이상반응 아직 없지만 불안 커져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25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지부 앞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권욱기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방역당국이 지난 22일 독감백신 무료 예방접종을 전면 중단했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접종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파악된 접종 인원은 224명에 달하는데 백신 접종 인원 집계에서마저 방역당국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제의 상온 노출) 백신의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명이 접종했다”며 “21일 밤 예방접종등록시스템 공지 및 공문 전달을 통해 각 의료기관에 접종 중단을 안내했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접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방역당국은 그동안 문제가 된 백신 물량 가운데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없다고 밝혀왔지만 서울을 비롯해 부산·전북·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접종이 이뤄졌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게다가 이날 방역당국이 밝힌 상온에 노출됐던 백신 접종 현황은 전주시 보건소가 밝힌 숫자와도 큰 차이가 난다. 전주시 보건소는 이날 오후 전주 지역 13개 병·의원에서 20∼70대 성인 179명에게 접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질병청과 전주시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4개 시도에서 최소 224명(중복인원 60명 제외)이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것이다.



정 청장은 “질병청이 발표한 숫자는 어제까지 조사결과로, 조사가 진행되면서 숫자가 계속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접종 인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접종 대상이 달라 따로 관리해야 할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 물량을 섞어서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청이 발표한 105명 중 63명은 유료로 백신을 맞아야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조달한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접종을 한 사람 가운데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없다”며 “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 및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수급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염됐을 수도 있는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인원 수 파악은 물론 일부 병원에서 유료 물량과 정부 물량이 섞였던 일까지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일부 병원에서는 “무료 백신은 믿을 수 없다”며 돈을 내고라도 빨리 접종하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건물 밖으로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내 병원을 찾은 두 아이의 엄마 A씨는 “유료하고 무료하고 확실히 다르다고 해서 유료로 애들을 맞추려고 하는데 병원에서 관리가 안 돼 섞여 있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무엇을 믿고 독감백신을 맞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현재 1차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5개 지역 백신 750명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과는 공급체계가 다른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신부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부터 접종을 재개한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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