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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자본주의와 기술발전…지구를 구하리라

포스트 피크

앤드루 맥아피 지음, 청림출판 펴냄

“덜 취하면서 더 많은 소비 가능케해”

기술·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선





인류의 발전사는 지구 착취의 역사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은 인류의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지만, 숲은 베어져 사라졌고, 공기와 물은 오염됐다. 지구 온난화와 각종 자연의 역습이 밀려오자 그제야 인류는 ‘소비를 줄이고 성장을 억제하며 발전의 경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이후 환경·지구 보호와 경제 성장은 ‘어느 한쪽이 늘어나면 어느 한쪽은 줄어든다’는 ‘트레이드 오프’의 관계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신간 ‘포스트피크’는 그러나 이 같은 주류 주장에 ‘그렇지 않다’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인류는 지구 착취의 정점을 지나 ‘덜 쓰면서 더 많이 얻는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인류 번영과 지구 건강 사이의 트레이드 오프를 없애겠다며 급진적으로 삶의 경로를 수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을 그동안 지구 착취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에서 찾는다. 고도 기술을 토대로 시장 경제를 성장시킴으로써 지구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게 책의 핵심이다.

정보경제학 전문가인 저자의 주장은 ‘기술이 발전하면 자원을 덜 쓰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전환의 비결은 ‘기술과 자본주의의 협력’이다.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을 통해 우리가 지구를 덜 취하면서 더 많이 소비하게 되는 이른바 ‘탈물질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의 발명은 인류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다양한 파생 산업을 만들어 성장을 이끌었다. 카메라와 캠코더, 자동응답기와 팩스 같은 가전들이 스마트폰 하나로 대체되고 있다. 토양에서 얻던 비료는 (식물에 좋은 비료가 되는) 암모니아 합성 기술의 발명으로 궁핍과 자원 고갈의 위기를 극복하게 했다.



물론 기술 발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각국 정부가 위기에 처한 종들을 보호하고, 환경오염 기술을 청정 기술보다 더 비싸게 만드는 등 규제에 나서야 자본주의가 탐욕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에 따라 시민들에게 탄소세 또는 배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저자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중의 인식, 산업 시대의 흐름을 뒤집는 기술의 발전, 탈물질화의 길로 나아가는 자본주의, 문제에 즉각 반응하는 정부(정책)를 ‘낙관주의의 네 기수’라 칭하며 이들이 각각 제 역할을 할 때 상상 이상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이 지구를 파괴한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이들을 통해 의도하지 않게 자연과 더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색다른 시선이 돋보이는 책이다. 다만 저자가 서문에서 ‘현재의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이 우리가 지구를 헐벗게 만드는 대신에 더 가볍게 딛도록 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11페이지)고 언급했듯 기술·자본주의 결합 시대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어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1만 8,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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