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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기다려 3분 진료' 병원 문화 뜯어고친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 별세]

■ 의료선진화 일등공신

1994년 개원 삼성의료원...'의료소프트시스템' 최초 도입

대기시간, 촌지, 보호자 필요없는 3無 서비스 정착

2015년 메르스 때 위기...응급실 개선으로 극복

이건희(오른쪽 두번째) 회장이 1993년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 건립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 담당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삼성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병원에 ‘의료소프트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며 국내 의료문화를 개혁한 인물로도 꼽힌다. 과거 병원에서는 차트를 직접 기록해 환자의 차트가 없으면 검사나 진료가 진행되지 않았다. 엑스레이를 찍거나 처방전을 받아도 사람이 이를 일일이 전달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런 의료계에 선진문물인 ‘전산화’를 도입한 것이 삼성의료원이다.

이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주치의였던 한용철 교수가 초대 원장을 맡은 삼성서울병원을 지난 1994년 개원했다. 이 회장은 1993년 병원 공사현장을 찾아 “3시간 걸려 3분 진료받는 현실, 보호자 노릇 3일이면 환자가 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이 회장은 당시 삼성항공 기술총괄이었던 임동일 전무에게 병원건설추진본부장을 맡겨 의료소프트시스템 도입을 지시했고 그 결과 삼성의료원은 이의 핵심인 의학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1,000병상 이상 대형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하기도 했다.

개원을 한달여 앞두고 현장점검에 나선 이야기도 유명하다. 입원실을 둘러보다 특실과 1~2인실에는 전동침대가, 다인용 병실에는 수동침대가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침대 수준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라고 지시했고 개원 후에는 대기시간·촌지·보호자가 필요없는 ‘3무(無) 서비스’ 정착에도 힘썼다.



삼성의료원은 이제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고스톱 치는 장례식 풍경’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이 회장은 건립 당시 장례식장에 환기·소음방지 시설 등을 설치하고 상주가 샤워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하면서 장례문화 개선을 선도했다. 이는 국내 다른 종합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잘나가던 삼성의료원은 이 회장이 와병 중이었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4년 1조879억원의 의료 수입을 올리며 개원 이후 첫 1조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2015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메르스 확산의 온상이 되고도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응급실을 1.6배 크기로 확대하고 11개 음압병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며 또 한번의 병원 개혁을 시도했다. 이 같은 의지로 메르스 당시 10% 넘게 감소한 환자 수는 이듬해인 2016년 200만명대를 회복했으며 2019년에는 외래환자 212만5,434명, 입원환자 9만2,213명, 응급환자 6만9,808명이 삼성서울병원을 이용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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