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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전세대출 사상 첫 100조 넘었다

임대차보호법 탓에 매물 씨말라

전셋값 오르고 대출규모도 커져

우리은행, 조건부 대출 제한 등

가파른 증가세에 속도조절할 듯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매물이 마르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뛴 영향이다. 전셋값 상승 추세로 전세대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폭증세가 계속된다면 은행들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01조6,8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99조1,623억원)보다 2.5%(2조5,205억원) 증가하면서 2016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임대차법 개정 후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 속에서도 전월 대비 증가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올 2월(2조7,034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월별 증가폭은 2월을 정점으로 3월(2조2,051억원)과 4월(2조135억원) 차츰 감소했고 5월과 6월에는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다 휴가와 장마로 전세이사가 드문 7월(2조201억원)과 8월(2조4,157억원)에 이례적으로 증가폭이 늘었고 9월(2조6,911억원)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전세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전셋값 급등’을 꼽았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면서 전세매물이 급감한 상태지만 수요는 많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발간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91.1로 전월(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하며 지수 최상단인 200에 근접한 상태다. 이는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후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 정도를 조사한 값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전세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전셋값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전국 월간 주택종합(공동주택·다세대연립·단독다가구) 전세가격은 0.47%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전국 전셋값 상승률(0.0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 수요가 많은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서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심화돼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셋값 상승률이 올해 예상치(4.4% 상승)보다 더 늘어난 5.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상승의 이유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연말이 되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건전성 관리에 돌입한다. 은행들로서는 증가 속도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는 전세대출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전세대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전세대출 상품인 ‘우리전세론’의 취급을 조건부로 올해 말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타 은행 전세대출을 대환한 경우나 소유권 이전을 조건부로 하는 전세대출 등이 제한된다. 우리은행은 “전세자금 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올해 1년으로 놓고 보면 시중은행들 모두 일제히 전세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리은행 외에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식의 속도 조절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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