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소재한 상조업체들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재정건전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관내 상조업체 3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청산가정반환율이 평균 88.0%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3%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청산가정반환율은 상조업체가 폐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보유한 자산을 청산해 가입자에게 납입금을 환급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청산가정반환율이 100%이면 가입자 모두에게 납입금 전액을 환급할 수 있다.
서울 소재 상조업체의 선수금 규모는 총 4조8,978억원이었고 계약 건수는 550만 건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선수금은 6,059억원(14.1%), 계약 건수는 54만건(10.9%) 늘었다. 하지만 전체 선수금 규모와 계약 건수의 92.5%를 자산 500억원 이상인 상위 17개 업체가 차지해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7개사 중 10개사는 자산규모 1,000억 이상으로 이들의 전체 선수금 규모는 전체의 82.3%인 4조286억원를 차지했다. 총 계약 건수도 전체 건수 대비 81%인 446만건로 집계됐다.
자료를 제출한 37곳의 총고객환급의무액은 선수금의 평균 68.1%이었다. 총고객환급의무액은 모든 고객이 일시에 해약을 요청할 경우 계약에 따라 환급해야 하는 금액이다. 법적 의무보전율 50%를 상회했지만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총고객환급의무액과 의무보전금액의 차액인 선수금 9,395억원에 대해서도 담보를 설정하는 등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사무서 위조 등을 통해 은행에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하고 선수금을 무단 인출한 상조업체 1곳의 등록을 취소하고 대표를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의무예치율 위반과 해약환급금 미지급 등 할부거래법을 위반했고 소비자가 해약을 요청한 것처럼 문서를 위조해 예치금을 무단 인출했다. 서울시 상조업체 현황과 재무건전성 관련 자료는 ‘눈물그만’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주선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할부거래법에 의한 의무보전율은 상조업체의 최소한의 의무이며 각 업체가 총고객환급의무액 등을 고려하여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은 상조업체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조업체에 대하여 재무건전성 개선을 촉구하고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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