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에서 창릉역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일대 아파트 단지의 호가가 단번에 2억원 가량 치솟았다. GTX라는 대형 교통 인프라 유치로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급증한 분위기다.
반면 1기 신도시인 일산지역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창릉역 신설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등 GTX-A 창릉역을 놓고 내홍도 나오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도래울마을(도내동) 원흥동일스위트 7단지 전용면적 84㎡는 최고 실거래가가 9억원이지만 현재 호가는 최저 11억원 최고 15억원에 이른다. 지난 29일 국토교통부가 GTX 창릉역 신설추진 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 호가는 10억~12억원 수준이었지만 발표 직후 적게는 1억원, 많게는 3억원 가량 호가가 오른 것이다.
현재 고양시 덕양구 부동산 업계에서는 GTX-A 창릉역이 신설될 경우, 그 위치를 화랑사거리 인근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래울 마을은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700m~2㎞ 거리에 있는데, 마을 내 아파트 단지 중 원흥동일스위트 7단지는 직선거리가 가장 가까워 도보이용이 가능한 곳으로 지역 내에서 꼽히고 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8억원 대 후반 대 이뤄졌던 계약이 중도 취소되고, 10억원 대 후반에 다시 계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흥동일스위트 7단지 뿐아니라 창릉역 직접 이용권으로 꼽히는 2~6단지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다. 5단지인 원흥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의 경우 최초 호가가 13억5,000만원에 등록된 매물이 2억5,000만원을 올려 16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다. 이 단지의 실거래 최고가(7억9,300만원)와 최고 호가(17억원)사이의 격차만 두배가 넘는다.
다만 사업비 부담, 역사 신설의 경제적 타당성 등 창릉역 신설까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고, 상승 기대감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평가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과거 신분당선의 호매실 연장 발표 등 사례에 비추어보더라도1억~2억원에 이르는 호가 상승폭은 큰 편”면서도 “저금리나 전세 가격 불안이 동반되는 상황이고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 GTX 개통이 지역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양구의 기대감과는 달리 고양시 일산에서는 창릉역에 대한 반감이 높다. ‘덕양의 가치가 오르면 일산의 가치는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산의 경우 3기 신도시로 창릉을 발표할 당시부터 일산보다 서울에 가까운 입지에 새로운 신도시가 건설되는데 대한 반대여론이 높았다. 여기에 GTX라는 교통 인프라까지 창릉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자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정말 창릉이 일산보다 못할 이유가 없게 됐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중산동·일산동 주민 모임인 ‘탄중일 주민 대책위’는 정부가 GTX 창릉역 추진계획을 밝힌지 하루만인 30일 주민 1,000명의 서명을 받아 창릉역 반대 탄원서를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지역구를 이어받은 더불어 민주당 이용우 의원(일산정)실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GTX-A 노선은 파주·일산 주민들의 서울중심 업무지구 출퇴근 불편 등을 덜기 위해 계획된 광역 교통망 개선사업”이라면서 “서울과 맞닿아 있는 창릉지구에 천문학적 혈세를 들여 정차역을 굳이 추가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대곡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 확충 등 1기 신도시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약속이나 조속히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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