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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中에 첫 수소연료전지 공장 세운다

현지 에너지업체와 협력도 추진

거대한 中 수소시장 선점 전략

도요타, 보쉬, 발라드 등도 앞다퉈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에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 생산 공장을 짓는다. 신성장 동력인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의 해외 첫 생산 기지로 중국을 낙점하고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현지 거대 시장 선점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현대차(005380)는 버스·트럭 등 중국 수소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에너지 업체인 선넝(神能)그룹 등 현지 회사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어 현대차그룹의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 기술 수출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에 해당해 수출 또는 해외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 허가를 얻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 연료 전지 생산 공장을 연내 착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은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를 이용한 차량·선박·드론·발전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료 전지 시스템을 수소차를 비롯한 다양한 용도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기지 설립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현지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수소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6월 둥펑자동차그룹·베이징자동차그룹 등 현지 업체와 연구개발(R&D) 합작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발라드, 독일 보쉬, 미국 누베라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도 현지에 생산 공장과 연구소 등을 앞다퉈 구축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수소차 보급 정책은 이 같은 경쟁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단순히 구매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소차 핵심부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낸 지방정부와 기업에 장려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현지에 생산 기지를 세우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2025년 5만 대, 2035년 130만 대, 2050년 500만 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한다는 목표도 내걸고 있다.



경쟁에 뛰어든 현대차그룹의 최우선 공략 목표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거운 차체로 장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상용차는 배터리를 탑재하기 불리해 수소 연료 전지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정해진 노선을 반복 주행하는 경우가 많아 인프라 구축도 그만큼 쉽다.

현지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는 중국 에너지 업체인 선넝그룹과 손잡고 버스 노선과 운송 시장에 수소 연료 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현지 합작 상용차 법인이었던 쓰촨현대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100% 소유권을 가진 현대상용차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머지않아 현대상용차가 쓰촨 공장을 수소차 전용 생산 기지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현대차는 수소차와 수소차의 ‘심장’인 연료 전지를 모두 현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수소 시장에서는 초기 기술 표준을 어느 기업이 선점하느냐에 따라 주도권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또한 현지 공장과의 합작사 설립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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