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을 세계에 알린 대가이자 쑥 한 줌으로 뜸을 뜨는 ‘무극보양뜸’을 창안한 구당(灸堂) 김남수 옹이 16일 고향인 전남 장성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날 장성군 서삼면 금계리 구당침술원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제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김 옹은 지난달 27일 향년 105세로 별세했다.
문승열 한국정통침구학회 고문은 추도사에서 “구당 선생님의 근본 사상은 희생과 봉사였다”며 “그가 제자들에게 물려준 가르침은 침뜸술을 잘 배워서 무료로 남의 병을 고쳐주자는 정신이었다”고 밝혔다. 목동균 한국정통침구학회 고문도 추도사에서 “선생님의 봉사 손길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저 멀리 아프리카 잠비아에까지 미쳤다”며 김 옹의 업적을 기렸다. 추도사 낭독과 제례를 마친 유가족과 제자들은 구당침술원에 서 있는 김 옹의 동상 기단부에 유골함을 안치했다.
김 옹은 1915년 전남 광산군(현 상성군)에서 태어났다. 부친인 김서중으로부터 한학과 침구학을 전수해 1943년 남수침술원을 열었다. 김 옹은 중국 북경 침구골상학원 객좌교수와 대한침구사협회 입법추진위원장, 녹색대학대학원 자연의학과 석좌교수를 지냈다.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원봉사상 금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무극보양뜸센터와 구당침술원을 열어 100세의 고령에도 침·뜸 보급과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쳤다.
한의사 면허가 없었던 고인은 ‘무허가 의료행위’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로부터 2011년 사회 통념상 용인 가능한 시술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