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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 불씨...'이낙연-이재명 파워게임' 치닫나

이낙연 등 與지도부 "시점 조절"

3차 유행 진정 후 검토 제안에

이재명은 이번주 지급시기 발표

당내 "독단적 행동 선 넘었다"

'재난지원금' 속도 李 지사에…들끓는 친문

이재명 경기지사가 박정 경기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권칠승 김철민·소병훈·정춘숙·민병덕·양기대 등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 7명이 지난 18일 경기도 지사 공관에서 정책당정회의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전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10만 원을 지급하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정된 뒤 검토하자며 경기도에 공식 입장을 전달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뤄진 결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하루 종일 술렁였다. 앞서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성격의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을 발표하자 여권 내부에서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당이 ‘시기 조율’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 지사가 물러서지 않자 여권 내부에서는 ‘이 지사의 독단적인 행동이 선을 넘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주당은 이날 경기도에 “자율적으로 판단하되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시점을 조절하자”며 사실상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취약·피해 계층 선별 지원은 방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되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3차 유행이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 검토하자고 전달했다. 아울러 지자체에 따라 동원할 수 있는 재정 여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지역별 형평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도 피력했다. 당의 기존 방침을 유지하면서 이 지사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중단을 사실상 촉구한 것이다.

이를 경기도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허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경기도는 이날 ‘재난기본소득 관련 당 공식 입장에 대한 이재명 지사 측 입장’이라는 공지를 통해 “당의 공식 입장은 지자체의 자율권을 존중하되 방역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전날 대통령님 기자회견 말씀 역시 다르지 않다”며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방역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2차 재난기본소득’의 집행 시기와 지급 대상·수단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도의회에서 추인을 명분 삼아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기자회견을 전날 개최하려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등을 이유로 긴급하게 취소까지 했지만 결국 강행을 결정했다. 이 지사는 늦어도 이번 주 중 지급 시기를 포함해 확정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명절 전 10만 원 지급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선 가도에 탄력을 붙이는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으로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이 지사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의견이라기보다는 친문 성향의 일부 의원들의 견제 때문에 보류했던 것”이라며 “지자체 고유 권한인데 당 지도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잡음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지사가 자신의 소신을 관철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울산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재난지원금 지급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도 이 지사 측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같은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 지사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정책 관련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친문 세력 등 여권에서는 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최근 들어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이 지사와 논쟁을 이어가는 등 갈등이 누적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당내 권력 게임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로 빨리 찾아왔다”며 “당내 친문 강성 지지층과 이 지사 간 견제와 반복이 가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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