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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지역색 담아...롯데百 '힙화점' 됐죠"

원덕현 국내 미니멀리즘 대표주자 ‘슬로우스테디클럽’ 디자이너 인터뷰

교통 요지 영등포, 터미널과 닮아

컨테이너 벨트·라운지 룸 등 활용

편견 깬 공간 입소문...2030에 인기

원덕현 슬로우스테디클럽 대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에 있는 편집숍인 ‘슬로우스테디클럽’ 매장에 들어서자 각종 여행용 캐리어와 가방이 놓인 컨테이너 벨트가 돌아간다. 벽면 군데군데에는 T(터미널)1·T2라고 써진 안내판과 그 아래 QR코드가 눈에 띈다. QR코드에 핸드폰을 갖다 대자 “슬로우스테디클럽은 미니멀한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라며 공간을 설명하는 도슨트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코너에 있는 ‘라운지 룸’ 벽면에는 화가 김환기, 이우환의 작품과 고객 누구나 쉴 수 있는 철제 의자가 놓여져 있다. 이 의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가구 디자이너인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으로 이를 직접 경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백화점 매장임을 환기하지 않았다면 근사한 현대미술관의 일부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있는 슬로우스테디클럽 매장에 설치된 컨테이너벨트에 각종 가방과 신발이 전시돼 있다./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의 상징인 백화점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은 오프라인의 미래를 찾는 실험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유통공룡 롯데의 ‘힙화점’(힙한 백화점)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그 중심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슬로우스테디클럽을 기획한 원덕현 대표가 있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은 이미 서울 삼청동과 서울숲점 매장을 통해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며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잡은 매장이다.

원 디자이너를 최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만났다. 그는 “백화점이 천편일률적 공간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며 “백화점도 ‘지역색’을 입고 소비자가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여행지가 되고, 이 공간이 다시 생각나도록 하고 싶었다”고 공간 디자인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영등포는 교통의 요지, 오가는 다양한 연령대 등에서 터미널과 닮았다는 영감을 받았고, 이 매장은 그래서 터미널의 요소를 접목해 디자인하게 됐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는 공간을 위해 영등포점을 리뉴얼하면서 원 디자이너를 삼고초려했다. 백화점 공간이 가진 어떤 고정관념과 원칙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약속으로 이 공간은 만들어졌다. 영등포점 슬로우스테디클럽은 백화점 같지 않은 백화점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20·30 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매장의 20·30대 고객 비중은 70.6%로 롯데백화점의 평균 20·30 고개 구성비 34.5%보다 월등히 높다. 오프라인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공간은 결국 젊은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공식을 증명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세미나가 무산됐지만 원 디자이너는 매장에서 토크쇼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이 공간에서 1년에 4번 디자인의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는 토크쇼를 열려고 한다”며 “결국 패션도 매장도 고객과 소통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패션도 결국 아는 만큼 좋아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원 디자이너는 국내 패션계에서 미니멀디자인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그는 “요즘 패스트패션이 유행하지만 왜 빨리 없어지고 빨리 소비되고 버려야되는 옷을 디자인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친환경은 재활용한 소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버려지지 않는 오랫동안 이어질 디자인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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